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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유행땐 하루 1,000명 확진 우려…당국 "확산 너무 빠르다"

[코로나19 확진 1,000명 돌파 '비상']

< 3차 유행-타지역서 TK같은 대유행 >

서울 대형교회 줄줄이 뚫려

부산 칠곡 등 전방위 확산

"지역사회 차단전략 실패" 지적

의료계 "역학조사 어려운 상황

방역체계 피해최소화로 개편을"

SK텔레콤 보안 및 방역 담당자들이 코로나19 확산 사태 여파로 26일 폐쇄된 서울 중구 본사 건물(T타워 빌딩)의 정문 앞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가리는 1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상태다. /오승현기자






대구·경북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여전히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 지역의 중심부인 을지로의 SK텔레콤 본사와 강남의 소망교회, 주한미군의 경북 칠곡기지(캠프 캐럴) 등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다.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환자가 속출하며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 차단 전략이 사실상 어려운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일 “산발적인 환자들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감염력이 굉장히 높고 너무나 빠르다”며 역학조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전국에서는 확진환자가 전날보다 280명 추가돼 1,261명으로 집계됐다. 확진환자만 1,000명을 넘은데다 대한항공 승무원, SK텔레콤 직원, 주한미군 장병 등 환자가 산발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천지 신도들의 확진에 따른 현재의 급증세인 ‘2차 유행’에서 이들의 접촉자들이 확진자로 등장하는 ‘3차 유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3차 유행이 시작될 경우 환자 수가 하루에 1,000명씩 늘어나는 ‘대유행(팬데믹)’이 벌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미 3차 유행의 징후가 이곳저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서울 명성교회에 이어 강남의 대형 교회인 소망교회에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 신도가 나왔다. 소망교회는 이날 홈페이지 긴급 공지를 통해 “25일 안양의 5번째 확진자가 소망교회 등록 교인”이라며 “지난 21일 증상이 발현돼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 교인은 지난해 7월 홍콩으로 출국했다가 지난달 22일 귀국했다. 지난 19일 대구 출장을 다녀온 회사 동료와 만난 것으로 방역당국은 확인했다.

소망교회는 이 확진자가 지난 9일과 16일 주일 3부 예배 찬양 대원으로 예배에 참석했다고 알리며 “16일 주일 3부 예배에 참여했던 소망교회 교우들은 3월 1일까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코로나19 위생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강남구 압구정로에 있는 소망교회는 지난 23일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주일예배 등 교회 모임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망교회의 등록신자는 6만여명이고 이 중 매일 출석하는 교인은 약 2만명이다.

앞서 목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명성교회와 관련 강동구에서는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34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진검사를 시작했다. 환자는 지난 14일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다녀온 후 17일 하루를 제외하고 21일까지 교회에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확진 판정을 받은 이 교회 소속 선교사의 가족 역시 21일까지 교회에 매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집단 감염이 크게 우려되는 이유다. 명성교회의 경우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만 6만명이다.



서울의 중심부인 을지로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직원들에게 “본사(T타워) 내 확진자 발생으로 지금부터 을지로 본사를 3일간 폐쇄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직원과 근접한 거리에서 일했던 일부 조직원들에게는 재택근무 기간을 다음달 8일까지 연장한다는 공지가 전달됐다. 이 환자는 은평성모병원에서 모친의 병간호를 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로의 경우 서울의 중심부로 업무시설이 집중돼 있는 만큼 동선 추적에 실패할 경우 지역 내 집단 감염을 불러올 수 있다. 대구 역시 지역의 중심부에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첫 감염이 시작됐다.

주한미군 경북 칠곡기지의 병사 1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한미군 병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캠프 캐럴의 주한미군 병사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23세 남성인 이 병사는 21일부터 캠프 캐럴에 머물렀으며 24일 대구에 있는 캠프 워커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주한미군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환자는 12일과 15일 대구기지의 면세점(PX)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 청도면의 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확진자는 31번 환자가 예배를 본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요양시설에는 입소자 6명과 종사자 5명이 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에서는 순례단과 동일한 항공기에 탑승했던 대한항공의 25세 여성 승무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관련 집단 감염 환자는 31명으로 늘었다.

코호트 격리된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에서 사회복지사에 이어 요양보호사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요양보호사는 중증환자들이 있는 집중치료실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방역당국은 고령의 중증 입원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의 특성상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중증도가 높은 환자 24명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의료계에서는 “역학조사가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며 완화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검역 인력을 조기 발견과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위기경보 ‘심각’ 격상은 방역전략의 중심이 ‘유입·전파 차단’에서 ‘피해 최소화’로 방역체계를 개편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경증 환자 치료에 집중하다가 중증 환자의 진료에 차질을 빚고 끝내 사망에 이르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증으로 분류되는 환자는 총 18명으로 이 중 5명은 기계호흡을 하는 등 위중한 상태다.
/오송=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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