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팬데믹인데…WHO '뒷북 경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결정적 시점에 와 있으며 세계 각국은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중국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며 소극적이던 WHO가 이탈리아·이란 등으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된 후에야 ‘뒷북 경고’에 나선 셈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한 뒤 “지난 이틀 동안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중국 확진자 수를 초과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브라질·조지아·그리스·노르웨이 등 7개국에서 첫 확진자 발생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공격적으로 행동하면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고 병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나의 권고는 이들 국가가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도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중국이 준 중요한 메시지는 이의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중국을 옹호했다. 반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WHO 전문가들도 중국으로부터 자세한 데이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신뢰 부족을 비판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7명, 사망자는 44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 7만8,824명, 사망자 2,788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신규 확진자는 전일(433명)보다 줄었지만 사망자는 전일 29명에서 2배로 늘었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28일 오후10시(한국시각) 현재 54개국에서 누적 사망자 83명, 누적 확진자 5,057명이 발생한 것으로 중국 텐센트는 집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