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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아이] IB, 강연서 韓여행여부 확인…우버 기사, 중국인 기피

■美서 빠르게 퍼지는 공포

캘리포니아 지역감염자에 '비상'

우버 기사들은 중국인 안 태우고

코리아타운내 음식점 등도 타격

LA서 태국계 미국인 피격 이어

한 여성이 뉴욕 차이나타운의 상점 앞을 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뉴욕 차이나타운에는 관광객과 현지인의 발길이 끊어졌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투자은행(IB)인 키프브루예트앤드우즈(Keefe, Bruyette & Woods)는 27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글로벌 경제전망 강연을 준비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참석자들에게 본인과 가족들의 최근 14일 내 해외여행 여부를 알려달라고 고지했다. 키프브루예트앤드우즈 측은 해당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면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웬만한 전염병 유행에는 끄덕하지 않던 미국 월가의 이례적인 조치다.

코로나19 공포가 미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태 초기 중국에서 오는 외국 국적자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 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증오범죄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캘리포니아에서 지역사회 감염자가 나오면서 미국민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돈을 다루는 월가는 코로나19에 예민하다. 이날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다음달 4일 맨해튼에서 열리는 연례 주택 및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 최근 14일 내 중국이나 이달 19일 현재 한국에 다녀온 이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는 요청을 행사등록 홈페이지에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우리 고객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실제 맨해튼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맨해튼 어퍼이스트에 사는 37세 회계사 아다 로빈슨은 리프트 기사들의 차별을 경험했다. 10년 전 홍콩에서 건너온 그는 자신이 부른 리프트 차량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손짓을 했다. 운전자도 로빈슨을 봤지만 그를 태우지 않고 지나쳤다. 이후 일방적으로 운행을 취소했다. 두번째로 호출한 리프트 차량도 로빈슨이 아시아인인 것을 보고 망설이다 차를 몰고 가버렸다. 한 우버 기사는 “만약 내가 플러싱에 누군가를 내려준다면 앱을 끈 채 다른 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퀸즈의 플러싱은 중국인 밀집지역으로 인구만도 약 7만명에 달한다.

뉴욕 주민들 사이에서는 플러싱에 미확인 코로나19 환자가 많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중국인이 많은데다 미 당국의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이 3만5,000건을 검사하는 동안 미국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프린세스’ 탑승자를 제외하고 426건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맨해튼의 차이나타운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로어맨해튼에 위치한 중식당 ‘99페이버테이스트’는 평일에도 자리에 앉으려면 30분 이상씩 기다리는 맛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빈 좌석이 생길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차이나타운에 코로나19의 낙진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코리아타운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평일 저녁 테이블이 꽉 차고 40팀 정도가 대기를 걸어놓는 한 유명 한식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테이블 채우기도 쉽지 않다. 또 다른 업체도 저녁시간대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한 직원은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으로 손님이 절반 정도 줄었다”고 토로했다.

뉴욕과 인근 뉴저지에서는 마스크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의약품을 취급하는 편의점을 비롯해 대형상점의 마스크 재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 주재원은 “인근 마트에 가도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아시안들이 많이 구입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뉴저지의 아파트 같은 콘도 관리업체들도 거주민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기면 확산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인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뉴저지의 한 한인교회는 신자들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해 예배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악수 대신 목례를 하자고 공지했다. 로스앤젤레스(LA) 한인사회도 인천~LA 노선에 탑승한 대한항공 승무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선 파악에 분주하다.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노골적인 차별과 폭력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뉴욕경찰(NYPD)은 차이나타운 내 지하철역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공격당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현재로서는 코로나19 혐오범죄로 추정된다. 앞서 LA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태국계 미국인이 코로나19를 문제 삼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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