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차량호출 서비스를 주력으로 해왔던 모빌리티 업체들 사이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 카카오(035720)모빌리티와 쏘카가 올해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시범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 맞대결이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임시운행 허가 기간은 오는 6일부터 5년간이며 운행 차량은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레벨4’(지정된 구역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판단해 운행하는 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주변 환경 인지 기술, 주행 방법을 결정하는 판단 기술, 차량 제어 기술 등을 검증한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배차 알고리즘, 내비게이션 기술, 측위 기술 등을 접목해 연내 특정 지역에서 자율운행 시범 서비스를 시도할 계획이다.
타다의 모회사 쏘카도 자율주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쏘카는 이미 지난 2018년 자율주행 연구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관련 연구에 선도적으로 나선 상태다. 쏘카 관계자는 “현재 제한된 공간에서 자율주행을 운행할 수 있는 테스트 라이선스를 받아 연구 개발 중”이라며 “올해 제주공항과 제주 쏘카 스테이션 사이를 자율주행으로 왕복하는 셔틀버스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와의 협업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유플러스 카카오 내비’를 선보였다.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구축을 이통사와 함께한 것이다. 쏘카는 지난 2018년 11월 SK텔레콤 및 서울대 등과 함께 일반인 대상 자율주행 기반 카셰어링(차량공유)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참가자들은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호출하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전 과정을 체험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 모두 이용자들이 많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에 강점을 갖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가입자 2,400만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택시 호출 및 대리운전 서비스 등을 통해 다양한 이동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 카카오T에서 ‘호출-탑승-이동-하차-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췄다. 쏘카도 국내 최대 렌터카 업체로서 차량공유 및 호출·이동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의 경쟁이 국내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아직 자율주행 초기 단계로 비즈니스를 구현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우버나 디디추싱 등 여러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들이 자율주행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두 업체의 이 같은 시도는 국내 자율주행 시장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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