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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던 '렘데시비르' 부작용 있다

■본지, 美 CDC 임상시험 첫 논문 확인

3~4주 지나 모두 상태 호전됐지만

치료중 간수치 증가·구토·위 마비

"안전성 등한시 땐 큰 문제 될수도"

韓·美·中 등 기존약물 활용 임상 잇따라

에이즈 치료제 효과 여부는 엇갈려

/이미지투데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불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치료제 재활용 임상이 활발하다. 중국·미국 등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물질이나 기존 임상 1·2·3상이 진행 중인 약물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에볼라·에이즈·말라리아·천식·신종플루 치료제 등이 대상이다. 신약을 처음부터 개발하려면 10여년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이 들어 기존 약물을 활용해 최대한 신속하게 효과와 안전성을 따져 쓰는 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약물 중 많은 관심을 끌었던 렘데시비르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임상시험 결과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제가 미국 CDC 소속 클레어 미드글레이(Claire M Midgley) 박사가 최근 의료·임상·건강 과학 분야에서 피어리뷰(동료 평가·심사)가 안 된 미공개 원고를 소개하는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한 논문을 확인한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 3명 모두 간 수치가 높아졌고 메스꺼움, 구토, 위 마비, 직장 출혈 등이 나타났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총 12명(10명이 중국에서 감염)의 대상자 중 3명에게 렘데시비르를 총 12일을 투여(정맥주사로 첫날 200㎎, 다음날부터 100㎎)하고 한 명에게는 인플루엔자 약(오셀타미비르)을 썼다. 나머지 8명에게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고 두통약·수면제·위장약 등 대증요법을 쓰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모두 열과 기침은 물론 12명 중 7명에게서 폐렴 증상이 나타난 상황에서 임상에 응했다. 나이는 21~68세(평균 53세)로 남성이 8명이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를 투여한 6번 환자는 하루 만에, 8번 환자는 나흘 뒤 간 손상을 의미하는 아미노 트랜스퍼라제(ALT·간 효소 수치) 상승이 각각 발생했다. 9번 환자의 경우 ALT가 상승한 뒤 감소하는 추세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약하자 다시 수치가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황달 같은 간 손상의 명백한 징후가 발생하기 전 ALT가 혈액으로 방출된다. 임상시험에 응한 12명 모두 3~4주 뒤 상태가 호전되거나 회복됐으나 렘데시비르 처방 환자들에게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CDC의 분석은 아직 코로나19 치료제에 관한 논문이나 임상시험 결과가 정식으로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재료과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국제통화에서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나 간 수치가 증가한 것은 렘데시비르에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 각 나라의 보건당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실험하는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위약 대조, 다기관 실험의 결과가 조만간 나오면 렘데시비르의 유용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 임상 2상에서 중단했으나 임상 전 세포·동물 실험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중등도 이상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에이즈 치료제(칼레트라)를 처방하다 최근 렘데시비르를 대상으로 길리어드와 임상 3상,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명지병원은 지난달 칼레트라를 투여한 환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후보 물질 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100여건(NIH의 클리니컬트라이얼스 등록)에 달한다. 치료제가 대부분이지만 백신도 일부 있어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시작한 임상이 잘되면 1년~1년 반 뒤 상용화가 기대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연구팀도 백신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뒤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CDC의 코로나19 환자 임상시험 결과.






일본도 미국의 렘데시비르 공동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천식 치료제(시클레소니드)나 말라리아 치료제(황산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서 코로나19 개선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최근 마이니치신문에 “70~80명에게 아비간(신종플루 치료제)을 투여했으나 이미 바이러스가 증식한 경우 별로 효과가 없었다. 칼레트라도 마찬가지”라고 털어놓았다. 도쿄대 의과학연구소는 췌장염 치료제(나파모스타트 메실산염)의 임상시험도 할 방침이다.

미국 뉴욕 혈액센터 소속 지앙시보 상하이 푸단대 의대 교수는 최근 네이처 칼럼을 통해 “안전성이 중요한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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