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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코드블루" 방송에 의료진 20여명 달려와 2시간 '사투'

■명지병원 '음압격리병실' 가보니

중증환자 호흡곤란으로 심정지에

'비번' 전담의·간호과장들 총출동

인공호흡기 설치하고 에크모 가동

일사불란한 의료진 한 생명 구해

“코드블루 E관 2층 중환자실.”

지난 13일 낮 12시24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의 9개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실 중 중환자 입원병동(E2병동 5실)에서 코드블루 방송이 나오자 많은 직원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9일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전원 온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것. 이 환자는 전원 당시부터 폐렴이 심했고 산소 치료를 받는 상태로 도착했다. 전원 후에도 줄곧 산소승압제를 사용해왔다.

다행히 당번 간호사들이 우주복처럼 생긴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격리병실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어서 신속하게 심폐소생술(CPR)에 들어갔다.

주치의인 강유민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지휘 아래 모여든 전공의·간호사와 하은혜 호흡기내과 교수 등이 각자의 일을 찾아 긴급 대처를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낮은 환자가 입원하는 E5 음압격리병동(4실)의 팀장도 어느새 방호복을 입고 E2 중환자실로 뛰어들어왔다. 아침마다 확진자들의 엑스레이를 찍어온 방사선사도 긴급 호출돼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명지병원 중환자 음압격리병실에서 의료진이 호흡곤란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에게 체외막산소공급(ECMO) 장비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제공=명지병원




강 교수는 인공호흡기를 설치한 뒤 멈춘 심장·폐 기능을 대신하는 체외막산소공급(ECMO·에크모)장치를 가동하기 위해 서용성 심장내과 교수를 호출했다. 급히 달려온 서 교수와 심장혈관센터의 강준구 팀장(방사선사) 등도 방호복을 입고 에크모 장비와 함께 음압병실로 투입됐다.

방호복 PAPR 장비의 모터 돌아가는 소리로 병실 안팎의 의사소통에 애를 먹고 있을 때 E2 중환자실 팀장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무전기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다. 간호부 과장들도 총출동해 박 팀장의 호령에 손발을 맞췄다. 1월부터 격리병동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해온 성유민 내과 전공의도 비번으로 집에서 쉬다가 ‘코드블루’ 문자를 받고 한달음에 달려와 역할을 했다.



병실 밖에서는 모니터를 통해 병실 내 상황을 지켜보며 긴급 오더를 실시간으로 퍼 날랐다. 시시각각 바이탈 수치가 요동치고 산소포화도가 오르내렸다. 한참 만에 에크모 장비가 제대로 세팅되면서 환자 상태가 안정돼 갔다. 2시간여의 사투 끝에 병실 안팎의 의료진 등 20여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반 중환자실에서 이 정도의 환자를 보려면 의료진 6~7명이 동원되지만 음압격리 상태의 코로나19 환자에게는 세 배의 인력이 동원된다.

국내 3호 확진자가 1월 25일 입원한 후 7주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치료과정에서 벌어진 가장 극적인 상황이 일단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한 의료진은 ‘오늘 우리 병원이 너무 자랑스럽고 우리 멤버들이 너무 헌신적이어서 감동했다’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명지병원은 그동안 14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완치·퇴원시켰고 2명이 입원하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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