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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 넷플릭스도 애니도…'K오컬트' 열풍

■안방극장 휩쓰는 '한국형 오컬트'

K좀비 신드롬 이끈 넷플릭스 '킹덤'

좀비에 조선시대·감정선 입혀 차별화

시즌2까지 방영하며 해외팬 싹쓸이

토속신앙·SNS 합한 tvN드라마 '방법'

영화화 확정에 시즌2 이야기도 솔솔

국내 첫 호러 애니 '신비아파트'도 인기





죽었지만 살아있는 생사역(좀비)들이 인육을 탐하며 전력 질주하고(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섬뜩한 저주를 걸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tvN 드라마 ‘방법’). 아이들은 도깨비와 힘을 합쳐 귀신들의 억울함을 풀어준다(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한국형 오컬트’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오컬트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초자연적 현상이라는 뜻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선보인 오컬트 작품은 드라큘라나 좀비 등을 소재로 하는 서구 콘텐츠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나 우리 고유의 토속신앙, 주술 등을 내세운 ‘한국형 오컬트’물이 주목받고 있다. 또 영화에서나 주로 볼 수 있었던 오컬트물이 이제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웹툰 등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현재 가장 주목받는 한국형 오컬트물은 전 세계에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리즈다. 지난 13일부터 공개되고 있는 ‘킹덤2’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맞물려 시즌1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민초의 굶주림과 권력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 뒤엉켜 생겨난 역병, 그리고 그로 인해 생사역이 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해외에서 익숙한 좀비 소재가 조선 시대라는 새로운 배경과 합쳐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최근 화상회의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킹덤’의 인기 비결은 해외에서 처음 보는 좀비여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가장 한국적인 좀비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인간미가 있는 좀비, 슬픈 좀비, 배고픈 좀비가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방법’은 TV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오컬트물이었지만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첫 방송 시청률 2.5%(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시작한 후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해 6.7%로 막을 내렸다.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가 확정됐으며, 시즌 2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방법’은 사진, 한자 이름, 소지품으로 다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저주의 능력을 갖춘 10대 소녀와 사회부 기자가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포레스트’ 저주의 숲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릴 수 있는 설정은 굿·부적 같은 토속신앙을 SNS와 결합한 신선한 시도였다.

이 작품은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이끈 연상호 감독의 드라마 작가 데뷔작으로도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연 감독은 애니메이션 영화 ‘돼지의 왕’ ‘사이비’를 시작으로 영화 ‘부산행’ ‘염력’ 등 오컬트물을 잇따라 선보여왔다.



tvN ‘방법’ 스틸컷. /사진제공=tvN


오컬트 장르 열풍은 애니메이션 장르에서도 뜨겁다. 지난 2016년 첫선을 보인 국내 최초 호러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한국형 귀신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한을 품은 귀신들이 주는 오싹한 긴장감에 우정과 가족애를 버무려 재미를 배가시켰다. 부적이나 귀신을 볼 수 있게 되는 도깨비엿과 같은 설정도 만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소재다. 신선함 덕분에 2017년 방영된 두 번째 시즌의 채널 타깃(4~13세) 시청률은 10.82%로 투니버스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5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신비아파트 시즌3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에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는 ‘안개무덤’, ‘미래의 골동품 가게’ 등도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다.

영화 ‘곡성’ 스틸컷.


물론 이전에도 오컬트 소재의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귀신 들린 인물이 등장하는 KBS ‘전설의 고향’이나, 무속신앙을 소재로 한 ‘여곡성’ 같은 공포영화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오컬트적 요소를 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형 오컬트가 급부상한 데는 544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검은 사제들’(2015)과 687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곡성(2016)’의 영향이 컸다. 정 평론가는 “‘검은 사제들’이 구마의식(마귀를 쫓는 종교의식) 등을 전면에 다루며 서구적 오컬트 장르를 한국적으로 시도했다면, ‘곡성’은 무속신앙을 더해 한국형 오컬트의 신기원을 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영화에서 시작된 한국형 오컬트는 케이블채널 OCN의 드라마 ‘손 더 게스트(the guest)’, ‘프리스트’ 등으로 그 계보를 이어갔다. 2018년 방영돼 시청률 4.1%(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종영한 ‘손 더 게스트’는 대표적인 성공작이다.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이 결합한 작품으로 형사와 영매, 사제가 힘을 모아 ‘박일도’라는 악령과 맞선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부쩍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오컬트물의 매력은 무엇일까. 연 감독은 한 인터뷰를 통해 “기본적으로 사람에게는 이성으로 납득되지 않거나 우리 사회 이면에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 동경 같은 것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것들이 이야기로 풀어내질 때의 쾌감 같은 것이 오컬트 장르의 매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컬트물에는 새로운 한류를 이끄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며 “초자연적 심령 현상은 나라를 막론하고 보편적인 만큼 다른 나라에 수용되기 쉽고 트렌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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