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해외 유입 사례가 40%에 달하며 오는 4월 1일부터 정부가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강제 격리조치를 취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강제격리’ 대신 전면적인 ‘입국금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가 ‘입국금지’ 카드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입국자 입국금지 가능한가?
☞입국자 중 75% 차지하는 내국인은 입국금지 사실상 불가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는 국가의 주권행사로 인정된다. 자국민의 출국 금지 조치 역시 가능하다. 하지만 국가가 자국민의 입국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 세계에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181개국 가운데 내국인의 입국까지 막은 나라는 부르키나파소, 수리남, 스리랑카, 알제리 등 10여개국에 불과하다. 대부분 해외와의 교류가 많지 않은 나라들이다. 전세기까지 동원해 해외 교민들을 국내로 이송해 관리하는 정부 입장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는 불가능하다.
최근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입국자는 하루 약 7,000명 선이다. 지난 26일에는 7,443명이 입국했는데 이 중 우리 국민이 5,464명(73.4%), 외국인이 1,979명(26.6%)이었다. 게다가 해외 유입 환자 중 90%가 우리 국민이다. 정부가 전면 입국금지 조치의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한 이유다.
■외국인 입국이라도 막아야 한다?
☞전년 대비 외국인 입국자 96% 감소... 실효성 낮아
2,000여명의 외국인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라도 차단해야 국내 의료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에 해외 입국자에 대해 전면 입국 금지를 하지 않는 건 우리 국민의 필수적인 경제생활 등 국익과 공익을 고려한 조치라고 강조한다.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은 베트남이 한국인 엔지니어 1,000여명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전면 입국제한을 하지 않는 것은 우리 국민들 중 사업을 하거나 필수적으로 외국에 나가셔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화된 조치로 모든 외국인 입국자는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는데,사실상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이들에게는 입국제한에 가까운 조치”라고 덧붙였다.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일평균 외국인 입국자가 95% 이상 급락한 것 역시 외국인의 전면 입국금지의 실효성을 고민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긴급한 용무 외에는 입국이 이미 끊겼다는 의미에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국내로 입국한 외국인은 153만5,641명으로 일평균 4만9,537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 26일 국내를 찾은 외국인은 1,97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6% 줄었다. 게다가 다음달 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한 강제격리 조치가 시행되는만큼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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