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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린드그렌賞





머리는 빨갛고 얼굴에 주근깨가 많으며 힘이 세 도둑놈을 집어던지기도 한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금화 트렁크를 지니고 변두리 자그마한 집에서 살면서 학교에도 가지 않는다. 동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에 나오는 장난꾸러기 소녀 이야기다. 이 동화는 1945년 스웨덴에서 발표되자마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 60여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수백만권이 팔려나갔다. 이 이야기를 담은 40여편의 영화와 TV시리즈가 제작됐다. 한국에서도 1980년대 초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돼 중장년층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의 작가가 바로 세계적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사진)이다.

그는 100권가량의 주옥 같은 동화로 전 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의 작품은 90여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1억4,500만권 이상 판매됐다. 1907년 스웨덴의 남부 시골 빔메르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자연에서 보낸 경험이 고스란히 동화에 녹아들었다. 세계적 동화작가인 그는 인권운동가, 동물·환경보호론자로도 활동했다. 그의 일대기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됐다. 그의 미혼모 경험을 소재로 사회적 편견 문제를 다룬 영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되기’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그의 초기 원고와 편지·보도자료 등의 기록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을 정도다.



그가 2002년 94세로 세상을 뜨자 스웨덴 정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을 만들어 그의 작가정신을 기렸다. 이 상은 세계 최대 아동문학상으로 자리 잡았다. 상금은 500만크로나(약 6억원)에 달하며 해마다 3월에 시상한다. 이 세계적인 아동문학상을 한국인 최초로 백희나 작가가 수상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백 작가가 지은 ‘구름빵’은 2004년 출간된 뒤 전 세계에서 40만부 이상 팔렸으며 뮤지컬 판권 수익 등을 포함해 4,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전해진 쾌거여서 더욱 반갑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또 실감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사례가 동화뿐 아니라 문학 전반으로 번져나갔으면 한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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