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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주는데 남는 거 없어"…논란 커지는 배민 '수수료 인상'

매출따라 받는 '정률제'로 변경에

소상공인 "부담 너무커" 반발 커져

배민 "음식점 52%가 혜택" 반박

시장 99% 독점 폐해 현실화 우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이 지난 1일부터 매출액에 상관없이 정액제로 받던 배달수수료를 매출의 일정 금액을 수수료 받는 정률제로 변경한 데 대해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점주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지난 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주요 배달앱인 요기요와 배달통에 이어 배민까지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99%에 달하자 수수료 인상 우려가 나왔지만 배민 측은 추가적인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공언해 왔다. 배민을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수수료 인상은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있는 배민이 수수료 인상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이유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

하지만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하면서 소상공인연합회에 음식점주들의 불만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정률제는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어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월 매출이 1,000만원인 업소의 경우 58만원을 배민에게 수수료로 내는데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고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민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의 본질은 ‘유래를 찾기 힘든 일방적인 수수료 대폭 인상이라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과 함께 공정위가 진행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배민측의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민은 기존 정액제를 축소하고 대신 배민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떼는 정률제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매출이 높은 음식점일 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게 된다. 정액제를 쓸 수는 있지만 가게당 3건으로 제한한 데다 광고 노출위치를 잘 보이지 않게 해 주문(콜)을 받는데 불리하게 하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정률제를 변경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수원 영통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변재도 사장은 “배민의 배달수수료 체계가 바뀌면 앞으로 매월 172만원을 더 내야 한다”며 “부담이 돼 (지난 1일 수수료 체계가 바뀐 뒤에도) 정액제를 고집했는데 광고 노출이 안돼 매출이 30%나 줄어 어쩔 수 없이 정률제로 갈아 탔다”고 말했다. 변 사장은 월 순이익이 500만원 정도지만 배민의 수수료 체계가 바뀌면서 이익이 300만원으로 쪼그라들게 생겼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변 사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장사가 안되는 상황에서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도 신청해 놨는데 배달수수료마저 올라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배민측은 전국 14만 음식점 중 52.8%가 이번 수수료 개편에 따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매출이 적은 소규모 자영업자일수록 요금제 개편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측은 “월 매출 155만원 이하만 유리한 정도”라며 “이번 가격 인상은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배달앱 시장 99% 독점의 폐해를 선제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배달앱 시장이 독점된다면 그 기업이 갖은 꼼수를 동원하여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은 독점앱에 종속되어 이제는 불만도 제기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릴 것이고 소비자 가격 인상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이 적은 소상공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규모가 적다 보니 혜택은 많아야 월 10만원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며 “매출이 높은 소상공인은 수수료 부담이 월 수백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어 배민이 가져가는 수수료 총액은 결국 늘어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양종곤·박호현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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