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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중환자실로…'플랜B' 없는 英 리더십 공백 혼란 오나

총리 중태 가능성 제기되는데

외무장관 '지정 생존자'만 지정

정상 유고 대비한 국정체제 미비

코로나 급속 확산…5만여명 감염

獨·佛도 확진·사망자 증가 추세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입원한 지 하루 만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정확한 건강상태가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존슨 총리의 유고 시 국정을 운영할 ‘플랜B’도 마련돼 있지 않아 리더십 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오후에 존슨 총리의 상태가 악화돼 집중치료병상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총리실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7시께 집중치료병상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27일 트위터로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존슨 총리는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에서도 원격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등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보였다. 하지만 열흘 가량 미열이 계속되며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지난 5일 밤 런던 세인트토머스병원에 입원했으며 이후 몇 시간 만에 상태가 악화돼 결국 집중치료실로 이동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한 런던 세인트 토마스 병원 밖에서 7일(현지시간)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런던=EPA연합뉴스


존슨 총리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에 영국 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BBC 등 현지 언론은 존슨 총리가 집중치료실로 옮겨진 것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예방 조치이며 그가 의식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지만 일각에선 중태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데릭 힐 런던대 교수는 “상황이 바뀐 것을 보면 존슨 총리가 극도로 아프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총리실 대변인은 7일 “존슨 총리가 하룻밤 동안 안정적인 상태였다”고 밝혔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도 존슨 총리가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지도자의 유고에 대비한 국정운영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점은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은 단일한 법전으로서의 성문헌법이 아닌, 다양한 판례를 모아놓은 관습법을 따르기 때문에 총리가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후계자에 대한 공식적인 규정이 없다. 다만 총리는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권한을 대행할 인사인 일종의 ‘지정생존자’를 정해두는데, 존슨 총리는 사실상 부총리인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에게 이 역할을 맡겼다. 총리 업무대행을 맡은 라브 장관은 “총리 뒤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팀 정신이 있다”며 “총리가 지시한 계획을 가능한 한 빨리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라브 장관이 총리 역할을 대행할 계획이지만 향후 명확한 대책이 없는 영국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정부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캐서린 하든은 존슨 총리의 코로나19 확진 직후 “우리는 이런 상황에 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총리 부재와 같은) 상황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총리 유고 시 대행 지정을 공식화하기 위한 법안을 여러 차례 냈던 집권 보수당의 피터 본 의원은 “국가비상사태에서 누가 책임자인지 걱정하면서 조항을 이리저리 뒤지는 것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영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보건부의 발표에 따르면 6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1,608명으로 전날 대비 3,802명 늘었다. 사망자는 5,373명으로 하루 새 439명 증가했다. 유명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를 쓴 영국 작가 JK 롤링은 코로나19 증상을 앓다가 회복했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유럽에서는 피해가 극심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며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독일에서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고 프랑스도 하루 새 역대 최다인 833명이 사망하는 등 여전히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확진자가 13만2,547명을 기록한 이탈리아에서는 정부가 총 4,000억유로(약 531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통해 기업의 은행 차입금 보증과 수출 진흥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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