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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B의 역습'...주식거래 폭증에도 실적 비상

[1분기 순이익 전망 반토막]

6곳 2월보다 53% 급감 4,028억

ELS 자체헤지 운용 대거 손실 탓

부동산PF·해외대체 우발채무도 걱정

신용등급 전망도 잇단 하향조정





그동안 대형 증권사들의 고성장을 견인해왔던 투자은행(IB) 업무와 트레이딩(운용) 부문의 손실 가능성에 1·4분기 실적 전망이 대폭 하향조정되고 있다. 해외지수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운용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은 주식거래의 기록적 증가 덕에 회복된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으로 만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더해 국내 대형 IB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투자를 주도하며 고수익을 누려왔으나 이제는 그로 인한 우발 채무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8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006800)·한국금융지주(071050)·삼성증권(016360)·NH투자증권(005940)·메리츠증권·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올해 1·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2월 말만 해도 8,520억원이었으나 이날 현재 52.7% 급감한 4,02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금융지주(2,080억원→757억원)와 삼성증권(1,220억원→434억원)의 추정치 하락률이 각각 63.6%, 64.4%로 컸다. 미래에셋대우도 1,630억원에서 824억원으로 49% 하향됐으며 NH투자증권도 1,140억원에서 590억원으로 48.2%가 깎였다. 앞서 1,33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됐던 메리츠종금증권은 900억원(-32.3%)으로 줄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는 그동안 나온 평균 전망치로 최근 전망치는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전날 삼성증권리서치센터는 한국투자증권의 1·4분기 순이익이 103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2,582억원) 대비 96%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도 전년(1,670억원) 대비 85.7% 감소한 239억원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리서치센터는 한국금융지주가 심지어 올해 1·4분기 1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삼성증권은 순이익이 8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1·4분기 실적에 비상이 걸린 직접적인 이유로 ELS의 자체 헤지 운용에서 비롯된 대규모 손실이 꼽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증권사별 자체 헤지 ELS 잔액은 삼성증권이 약 6조원으로 가장 크고 한투와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4조원, KB증권이 3조원 수준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S헤지 운용이 평상시에는 이익에 큰 기여를 했지만 증시 급락 시에는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 1,963억원(이하 별도기준), 삼성증권(1,600억원), 미래에셋대우는 1,039억원, NH투자증권 1,102억원의 트레이딩 손실을 예상했다.



게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우발채무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PF 대출에 매입약정이나 지급보증을 약속하고 발행한 유동화증권(ABCP) 규모는 약 13조원에 달한다. 보통 3개월 단위인 ABCP의 차환발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증권사들이 자체자금으로 떠안아야 한다. 또 지난해까지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 부동산을 사들였으나 미매각 물량이 증권사별로 많게는 수 천 억원 규모로 남아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다운이 안된 해외 부동산에서 임대료가 들어오고 있어 당장 손실은 아니지만 자본 활용도를 떨어뜨리는데다 향후 평가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자본건전성 우려가 켜지며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도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기업평가가 증권업 신용증급 전망을 중립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으며 7일에는 무디스가 KB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6개 증권사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왔던 IB와 운용에서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 개인을 중심으로 한 주식거래 급증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가하겠지만 고수익을 내는 사업부문이 아니어서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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