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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지폐에 묻은 바이러스 늘 걱정...사무실에 공기순환장치도"

[이호중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

'코로나 48시간내 소멸' 정보 듣고

금고에 한 달 이상 보관 방침 세워

구권서 신권 교체때 위폐 가장 번성

온갖 첨단기술 적용한 스위스 화폐가

현재 사용중인 지폐 중 가장 가치 높아

이호중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오승현기자




“평소에는 위조지폐 감별 업무의 90%가 순수 여행객들이 환전한 외화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여행객이 줄고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해외에서 수입한 달러 감별 업무가 더 많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25년째 위조지폐 감별사로 살아온 이호중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의 업무를 180도 바꿔놓았다. 매일 지폐를 만지는 게 일인 이 센터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고민이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48시간 이내에 소멸한다고 해서 은행에서도 외화를 금고에 한 달 이상 보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이 지폐가 어떤 바이러스를 거쳐 유통된 건지 알 수 없기에 사무실에 음압시설 기능을 하는 공기순환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경제가 불황일 때, 환율이 오를 때 시장에서 유통되는 위조지폐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소 다르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위조지폐 유통이 가장 많은 시기는 구권에서 신권으로 바뀔 때예요. 위폐범 입장에서는 기존에 만들었던 구권을 빨리 시장에서 소진해야 하죠. 또 대부분의 사람이 신권에 익숙하지 않은 틈을 타 신권 위폐를 동시에 유통하기도 합니다.”



매일 지폐를 보고 만지는 만큼 화폐가 지겨울 법도 한데 오히려 그는 화폐의 매력에 더 빠진 듯했다. 그는 국가별로 화폐에 담긴 인물, 적용된 위변조 기술 등에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유럽연합(EU) 통화가 유로존으로 단일화되면서 일부 유럽 국가에서 자국만의 특색이 담긴 화폐를 발행하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현재 사용하는 지폐 중 가치가 높은 게 스위스 화폐”라며 “시계 강국답게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다”고 했다. 실제로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잉크를 공급하는 곳도 스위스 회사다. 스위스는 지폐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을 뚫어 위변조를 막기도 했다.

화폐 전문가인 그는 미래에도 화폐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현금 사용이 줄고 신용카드 및 간편결제가 상용화되고 있지만 화폐의 장점이 대체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위조지폐 감별 업무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센터장은 “세계에서 제일 먼저 지폐를 인쇄해 유통한 스웨덴이 ‘현금 없는 사회’를 가장 먼저 공론화했지만 최근 철회했다”며 “금융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지폐를 사용하는 수요가 높고 지폐가 주는 익명성 등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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