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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M&A·IPO
[시그널] 내달까지 ABCP 만기 17조 달해…'3월 악몽' 재연되나

3개월새 2.53% '껑충'…PF ABCP 고금리 차환 발행 잇따라

CD-CP금리차 금융위기 수준 불구…당국, 추가대책엔 시큰둥

MMF이탈·기관 매수수요 주는 내달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

손병두(오른쪽 두번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리스크대응반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서울경제DB




KTB투자증권은 지난 19일 100억원 규모의 에이치제일차(대창기업 PF·91일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4.83%나 됐다. 올 2월 2.3%였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금리가 무려 2.53%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같은 날 디오마레제일차(대명토건, 공우이엔씨 PF)도 2.2%포인트 높은 4.65%에 차환 발행됐다. 대신증권이 매입확약한 디에이엘과천제사차(과천피에프브이) ABCP도 직전 발행 때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발행이 쉽지 않았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가 시장에서 소화는 되고 있지만 발행금리는 여전히 높다. 더욱이 발행되는 PF ABCP는 대부분 증권사가 매입약정(유동성 공급)이나 매입확약(최종상환 보증)한 물량이어서 기관의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6월에 또다시 시장경색이 재연될 수 있다는 공포감도 짙다. 발행 자체가 쉽지 않았던 3월 말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4분기 말 자금시장 경색 이후 쏟아진 대규모 정책지원에도 불구하고 단기시장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리스크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5조원), 산업은행과 채안펀드를 통한 CP 매입 등 굵직한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단기시장금리는 치솟던 상승세를 멈췄을 뿐 유의미하게 하락하지 못하고 있다. 연일 17~22bp(1bp=0.01%포인트)씩 올랐던 3월 상승장과 달리 지금은 금리가 0~1bp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CD금리와 CP금리 차가 90bp 이상 확대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비율로 보면 1.86배 수준으로 지표상 아직 2008년 고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자금시장은 정기예금 유동화증권과 PF ABCP가 주도하고 있다. PF ABCP 시장은 지난해 23조원으로 전년 21조8,000억원 대비 5.6%가 커졌다. 운용은 평균 7.5개월인 반면 상품의 만기는 평균 26.5개월이어서 조달과 운용의 차이가 크다. 기초자산인 부동산 건설 현장은 2~3년 이상이지만 증권사들은 3~12개월 단위마다 단기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탓이다. CP 규제가 강화되면서 1년 이상의 장기 유동화증권 발행이 어려워진 한편 만기가 짧아 투자자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월 말 자금시장이 갑작스럽게 경색되면서 차환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대부분 물량에 매입확약을 한 증권사들은 금리를 크게 높여 자금을 조달하거나 자체자금으로 떠안았다.

시장은 6월 말에도 3월 말과 같은 시장 경색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의 큰손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통상적으로 연말, 분기 말 자금이 크게 이탈하는 탓이다. 시장 수요가 줄어들면서 PF ABCP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증권사 유동성과 직결된다. 증권사들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국공채를 담보로 RP 조달을 늘려 추가 자금확보 여력도 크지 않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3월에도 증권사들이 단기채 시장에서 하루짜리 급전을 당겨 보증을 선 PF ABCP의 만기를 돌려막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내다봤다.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지근한 태도로 대책 마련에 서두르지 않는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18일 자산유동화제도 종합 개선방안 중 하나로 PF ABCP를 공모시장에 진입시켜 기초자산과 자금조달 만기를 일치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IB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단일 기초자산에 대한 유동화 허가가 잘 안 나온다”며 “이제까지 공모로 나온 PF 유동화증권은 단 두 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PF ABCP는 당국의 관심권 밖인 것 같다”면서 “과도하게 투자한 증권사가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임원도 “증권사들이 보유한 PF ABCP에 대해 RP 담보 인정을 해주거나 정책 매입 대상에 포함 시키는 방안 등을 금융당국에 건의해왔다”며 “그럼에도 대책 마련이 되지 않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에 발을 맞추겠다는 의도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털어놓았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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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10:03:33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