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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열에너지, 물의 또 다른 혜택

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석유 소비 줄여 이산화탄소 저감

여름철에는 도시 열섬현상 해소

수열에너지 우리 일상에 큰 혜택

정부도 저변 확대 위해 지원 늘려

기후변화로 세계 여러 나라가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물을 마음껏 쓰는 분야가 있다. 바로 ‘수열에너지’다. 물은 공기나 모래(땅)보다 비열(比熱)이 매우 크다고 한다. 데워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반대로 식는 데도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이다. 수열에너지는 이러한 물의 특성을 활용해 수량의 손실 없이 열의 이동을 통해 얻게 되는 친환경 에너지다.

지난 4월 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지하 6층에 있는 에너지센터를 찾았다. 이곳에는 하루 5만톤 규모의 수도권 1단계 광역 상수도 원수를 활용해 수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 녹색산업 설비가 있다. 2014년 도입한 이 설비를 이용해 롯데월드타워는 건축물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냉난방 에너지를 얻어 연간 약 7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광역 상수도 원수의 손실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수열에너지는 석유와 같은 화석에너지의 소비를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축되고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냉각탑을 필요하지 않아 여름철 도시의 열섬현상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앞서 외국에는 수열에너지 활용이 어느 정도 정착돼 있다. 프랑스는 이미 30년 전부터 센강 물을 끌어다가 루브르박물관 등에 수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캐나다는 온타리오호의 심층수로 토론토 시내 약 150개의 건물에 수열에너지를 제공한다. 미국 코넬대, 일본 하코자키지구 등에서도 수열에너지를 활발하게 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롯데월드타워와 한국수자원공사 내 소규모 정수장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수준이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전 세계가 수열·태양열·지열 등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도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 비중을 전체 전력량의 2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공공 건축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설치 의무화 비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외부에서 공급되는 에너지가 거의 없거나 손실을 최소화하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도 2030년까지 일정 규모 이상의 모든 건축물에 적용된다.

수열에너지는 건축물의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개정으로 하천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됐다. 수열에너지 확산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올해를 수열에너지 확산의 원년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하천수 사용료 감면 등 수열에너지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과감히 추진할 참이다.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수열에너지 확산을 선도할 계획이다. 수변지역에서는 도시계획 단계부터 수열에너지가 적용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할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을 통해 수열에너지 확산에 필수적인 핵심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선도사업으로 강원 춘천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2023년 완성될 부산 에코델타시티에도 수열에너지를 공급하고자 한다.

물은 생명의 필수요소다. 소중한 물을 아껴 쓰는 것이 최고의 미덕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이제는 물을 어떻게 잘 쓸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물이 주는 또 하나의 혜택, 수열에너지를 통해 올해 물 사용에 대한 새로운 ‘아나바다’ 운동을 제안해본다. 물을 아껴 쓰고, 부족한 곳과 나눠 쓰고, 에너지로 바꿔쓰고, 이용한 물을 다시 쓰는 실천운동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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