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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선영 "참고 참고 또 참는 고예림, 너무 어려웠어요"

JTBC ‘부부의 세계’ 스틸




고예림은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속으로 삭힌다. 한없이 외롭고 처절한 상황에서도 괜찮은 척하고 또 괜찮은 척한다. 결국 곪을 대로 곪아버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터져 버린다. 연극으로 데뷔해 수십 편의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한 26년 차 배우 박선영에게도 이런 내면을 지닌 인물은 표현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분명 도전할 가치가 있었다.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잔잔해 보이지만 가슴 속에는 누구보다 강한 태풍이 불어닥치는 인물을 온 몸으로 소화한 박선영이 서면 인터뷰를 통해 내적 연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예림이는 선우(김희애)를 동경하면서 인간적인 질투도 했을 거고, 친구로 좋아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복잡한 감정선을 가지게 됐어요. 그러면서 선우와 같은 처지의 동질감으로 다경(한소희)이에게는 무서운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하고요. 근데 그런 것들을 내적으로 연기해야 해서 너무도 힘들었어요. 참고 또 참고 캔디도 아니고 말이죠. 그러다가 언뜻 서늘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고. 너무 어려운 역할이었어요. 열심히는 했는데 다 표현하지 못해서 아쉽네요.”

베테랑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제일 첫 번째 이유는 ‘대본’이다. 박선영이 드라마 ‘같이 살래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의 복귀작으로 ‘부부의 세계’를 선택한 것 역시 대본이 결정적이었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점이 되는 건 일단 대본이 재밌는 것이 우선 적인 부분이에요.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그것이 가장 우선인 것 같아요. ‘부부의 세계’는 처음 대본을 받고 읽어봤을 때 ‘아니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회를 볼 땐 더 심했고요. 3회를 볼 땐 더 더 심했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이것은 해야겠다!”(웃음)

고예림을 연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원작인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도 챙겨 봤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 고예림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서 특별한 초점을 두고 보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뭔가 미스터리한 인물을 구축하려고 했었는데 대본을 점차 받아볼수록 예림이는 무언가 있는 아이가 아니라 그냥 참는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안타까웠죠. 저는 예림이랑 비슷하기도, 전혀 다르기도 한 사람이라 캐릭터를 투명하게 봤었던 것 같아요.”

JTBC ‘부부의 세계’ 스틸




극 중 고예림과 손제혁(김영민)은 껍데기만 있는 결혼 생활을 이어오다 연속되는 외도 끝에 이별을 선택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국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재결합을 해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실제 기혼자인 박선영은 이런 고예림이 답답하게 느껴졌다고.

“실제 저라면 안 그랬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다시 이별하게 된 것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이별을 택한 예림이에게 ‘사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결국 승자는 예림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저 역시도 좋았어요. 예림이가 제혁이를 떠나는 이런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거든요. 전 너무 만족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호흡을 맞춰왔던 배우 김영민, 그리고 극 중에서 존경하는 언니였던 선배 김희애와의 만남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김영민 씨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인데 같이 하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 실제 성격은 매우 서글서글하고 다정해요. 그러다가 연기만 하면 그냥 아주 재수가 없죠. 확 한 대 때리고 싶어져요. 호흡도 잘 맞고 편하고 파트너로는 더없이 좋고 감사했죠.”(웃음)

“김희애 선배님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죠. 진심으로 존경해요. ‘김희애가 아니면 이거 누가 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여배우들의 로망이자 롤 모델 같은 분이죠. 현장에서도 늘 완벽하시고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해주세요. 때로는 소녀 같기도 해요.”

치열하게 연기했다던 박선영은 아직도 작품을 통해 많이 배우고 깨닫고 있다며 겸손해 했다. 수많은 인물을 연기한 그에게도 앞으로 연기해보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는 무궁무진하다.

“릴렉스한 찐 현실 캐릭터. 그런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연기하지 않는 연기를 해보고 싶거든요. 다양한 역할, 다양한 모습을 총망라하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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