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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집값 안정, 규제강도 높인다고 해결될까

진동영 건설부동산부





“될 리가 없다는 건 알고 있죠. 경험 삼아 도전해보고 지인들과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재미에 만족하는 겁니다.”

최근 3가구 모집에 26만여명이 몰린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줍줍(매물을 줍고 줍는다는 은어)’ 무순위 청약에 나선 30대 직장인 이모(36)씨의 얘기다. 주변에 비슷한 의미로 ‘로또 사기’처럼 청약 신청을 한 30~40대 직장동료나 지인이 많다고 했다. 기자 주변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들만 알던 투자 정보였는데 이제는 전 국민적 ‘놀이’처럼 돼버린 것이다.

직장 초년생 시절을 마치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재테크에 관심이 높아지는 3040세대 사이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직장인들은 주말마다 ‘임장(臨場·부동산 현장 답사)’을 다니고 업무시간에도 다양한 온라인 채팅방 등을 이용해 투자 정보를 확인한다. ‘어느 지역에 사는지’보다 ‘어떤 지역에 투자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냈는지’를 더 평가한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다양한 고강도의 규제책을 내놓으면 이들은 ‘집단지성’을 발휘해 그 틈바구니에서 수익 가능성을 찾아내겠다며 열을 올린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적어도 이런 젊은 지성 문화가 더 생산적인 분야에서 소비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와서 이런 현상을 바람직한지 아닌지로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내 집 마련’ ‘재테크’ 욕구를 넘어 부동산 투자가 놀이처럼 돼버린 이들을 두고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 봤자 통하지 않는다. ‘부동산 열풍’을 바로잡으려면 현실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정부가 제대로 읽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청약도, 대출도 막힌 3040세대가 계속 정부 정책에 맞서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눈앞에 보이는 알짜 부동산은 현금 많은 기성세대에게만 돌아가는데 젊은 층은 작은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만으로 만족하라는 식인 상황이 억울해서다.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효과가 있어야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현상을 읽고 눌러야 할 때와 풀어줘야 할 때를 판단해야 한다. ‘집값 안정’은 힘으로 억누른다고 이뤄질 일은 아니다.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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