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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안한 아이돌보미 돈못줘" 민간기업보다 못한 여가부

코로나 사태로 수입 절반이상 뚝

유급휴직 활용 임금보전 많은데

여가부는 "예산 부족·정당성 없다"

정책 사각지대서 생계 어려움 겪어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 /서울경제DB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보미 사업 종사자들이 정책 사각지대에서 생계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감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경우가 많아 보통 사업장이라면 근로자 일부를 휴업 처리하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겠지만 여가부는 ‘일을 안 했는데 돈을 줄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여가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직접 생계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 고용노동부의 지원금도 받지 못해 아이돌보미들은 허리띠만 졸라매고 있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아이돌보미의 월 수입금이 크게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인 지난 1월 1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던 아이돌보미가 4월에 13만원을 받는 등 절반 이상 수입이 줄었다. 아이돌보미는 만 12세 이하 아동의 돌봄 수요가 있을 때 가정으로 돌봄 종사자를 보내는 사업이다. 매년 3~4월이면 개학으로 출근 이후·방과 후 돌봄 수요가 늘어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직접 아이를 돌보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수입이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아이돌보미에 대한 생계 대책이 전무 하다는 것이다. 아이돌보미는 보통 1회 돌봄 시 2시간가량 아이를 돌봐주고 시간당 임금을 받는다. 임금은 이용자의 납입액과 정부보조금으로 구성된다. 기본급이 없는 급여 체계로 일감이 없으면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이돌보미 A씨의 돌봄 스케줄.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일 4시간이 많았지만 4월에는 2시간으로 반토막 나 있다. 수당도 166만원에서 100만원으로 3분의1 이상 줄어들었다. /변재현기자




근로기준법 46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코로나19도 포함)로 휴업하는 경우에 휴업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70%의 수당을 지급하라고 돼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의 생계를 일부 책임지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통 민간 사업장의 경우 일감에 맞춰 인력을 조정하기 위해 일부 직원을 유급휴직시키고 남은 근로자로 일을 시키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고용부도 근로자의 생계보전과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유급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을 보전해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의 상한을 휴업수당의 90%까지 올린 바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인건비를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보조하는 경우는 제한되지만 공공부문 역시 고용유지지원금의 제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가부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유급휴업을 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지원하면 예산이 부족할 수 있고 이용자가 요금을 부담하지 않았는데 휴업수당을 남발하는 것은 정당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3월부터 서비스 이용요금에 대한 정부 지원 비율을 올려 이용을 독려하는 간접적인 방향으로 돌보미들의 생계를 보전하고 있으며 이용률도 평시의 90%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돌봄 사업을 위탁 운영하는 기초지자체에서는 여가부에서 지침을 내리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생계보전 정책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긴급 아이돌봄 신청이 5분 만에 마감된 모습. /변재현기자


정부가 각종 생계보전 대책을 꺼내고 있지만 아이돌보미에게 해당되는 사업은 없다. 이달 1일부터 특수근로종사자·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에게 150만원을 지급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사업이 시작됐지만 아이돌보미는 필수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이 아니다. 결국 여가부·지자체가 생계보전에 미온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이돌보미가 정책 사각지대에 놓였다. 강서구 아이돌보미인 배민주씨는 “여가부에서는 이용률이 90%까지 올라왔다고 하지만 최근에도 아이 돌봄 수요가 있으면 5분 만에 마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여가부와 자치구가 서로 책임만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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