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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반도체 자회사 찾은 이재용 “끝을 알 수 없다”

檢과 기소 여부 다투는 답답한 심경 에둘러 표현

檢 기소 강행 시 TSMC 등과 글로벌 경쟁서 뒤쳐질 우려

日 수출규제 1년 맞아 소부장 강화 의지도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반도체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회사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설비 제작 자회사를 찾아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 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최근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자 동요하는 임직원들을 다독이는 한편 위기의식을 갖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헤쳐나가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이날 자회사 방문은 지난 26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한 뒤 이뤄진 첫 현장경영 행보다. 특히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나선 지 1년이 되는 날 설비 제작 자회사를 방문해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육성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점심식사는 구내식당에서 김치말이국수로 직원들과 함께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 등 삼성의 부품·장비 사업을 책임지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일본의 수출규제 1년을 맞아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하자마자 일본 출장길에 올라 대응책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반도체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한편 재계에서는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에서 최근의 절박하고 답답한 심경을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역대급 위기가 닥친 가운데 사법 리스크마저 불거지며 정상적인 경영조차 위협받는 참담한 현실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것이다.

26일 열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10대3이라는 압도적인 결론으로 이 부회장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여권 정치인과 일부 시민단체는 이를 무시하고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2016년부터 시작된 국정농단 특검 수사에 따른 재판이 아직도 진행 중인 가운데 검찰이 삼성물산 합병 문제 등으로 기소를 강행해 새로운 재판이 시작될 경우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이날 이 부회장이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한 것은 끝없는 사법 리스크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과 국가 경제를 위해 더욱 분발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최근 활발한 현장경영을 이어가면서 “가혹한 위기상황이다” “자칫하면 도태된다”며 위기의식을 주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글로벌 기업, 100년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은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해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애플, 대만의 TSMC 등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미래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으나 삼성은 사법 리스크로 미래 준비는 고사하고 생존 경쟁에서도 뒤지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용·변수연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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