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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은 홍콩 경찰, 영국 탈출하려던 시위자 신고 12분만에 체포

익명 제보 받고 비행기 탑승직전 붙잡아

당국, 시위대 체포 혈안 "현상금 1억5,000만원"

1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한 시위자가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SCMP 홈페이지 캡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시위대 체포에 혈안이 된 홍콩 경찰이 영국으로 떠나려던 한 시위자를 신고 12분 만에 공항에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위자 A씨는 경찰을 흉기로 찔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비행기까지 올라타 이잡듯 뒤져

3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1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영국행 비행기를 탑승하려던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2일로 넘어가는 자정 직전에 A씨가 런던행 캐세이퍼시픽 항공편을 타고 홍콩을 떠나려 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홍콩 국제공항의 한 경찰 수사관이 제보를 받은 시각은 정확히 오후 11시 43분이었다. 익명의 제보자는 A씨가 오후 11시 55분에 이륙하는 비행편을 탄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린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한 경찰관은 “운이 좋았다”면서 “익명의 전화가 없었다면 용의자는 홍콩을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A씨의 친척이 그를 밀고했다는 추측성 보도가 나왔지만 A씨의 아버지는 이를 부인했다.

이에 경찰은 미친 듯이 탑승구로 돌진했으며 사복 경찰관들은 심지어 A씨를 색출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라타기도 했다. A씨는 지정된 자리에 앉아있지 않았으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승무원의 호출에도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경찰이 A씨의 배낭을 압수한 결과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과 함께 4만홍콩달러(약 620만원) 상당의 현찰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1일 홍콩 경찰이 ‘불법 집회·시위에는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진압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일 오후 4시경 코즈웨이베이 인근에서 시위대가 해산하자 흉기를 이용해 경찰관을 공격한 후 집에 돌아와 그날 밤 이륙하는 영국행 티켓을 구매했다. 지난 1일 시위로 인해 경찰관 7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을 당한 경찰관 중 한 명은 SCMP에 “나는 비록 다쳤지만 홍콩을 위해 ‘폭도’를 체포하는 3만명의 경찰관들이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는 시위대 체포에 혈안이 돼 있다. 렁춘잉 전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보안법 위반자를 체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00만홍콩달러(약 1억5,000만원)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보안법 시행날에만 370명 체포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경찰은 지난 1일 코즈베이웨이 지역 등에서 열린 시위에서 밤 10시 무렵까지 370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남성 6명과 여성 4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사람 가운데 가장 어린 사람은 15세 소녀로, ‘홍콩 독립’의 메시지를 담은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불법 집회, 공공장소 소란 행위,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 중에는 레이먼드 찬, 탐탁치 등 민주파 의원 5명도 있었다.

1일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대가 홍콩 중심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독립·전복 등의 의도를 갖고 깃발을 펼치거나 구호를 외치는 행위는 홍콩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깃발을 들었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홍콩 독립’이라고 적힌 깃발과 함께 성조기, 티베트 독립을 상징하는 ‘설산사자기’, 홍콩이 독립 국가라고 주장하는 ‘홍콩국 국기’ 등을 들고나와 흔들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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