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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Hot! 인터뷰]'박원순 죽이기' 책 저자… "박원순, 친문때문에 힘들다" 하소연
고(故) 박원순 전시장 빈소에 박 시장의 영정 사진이 걸려 있다. /서울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박원순 죽이기’라는 다소 도발적인 책을 집필한 저자가 박원순 전 시장의 평소 고민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황세연 도서출판 중원문화 대표는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 시장을 돕기 위한 책을 준비했는데 공교롭게도 출간일 사망 소식이 전해져 황망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황 대표는 우선 자신이 집필한 책의 출간 의도가 고(故) 박원순 시장을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여권 등 정치권에서 ‘박원순 죽이기’가 시작되고 있다는 취지로 박 시장을 돕고자 준비했던 책”이라며 “출간 당일 이런 소식이 들려 저도 황망할 뿐”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책 집필을 위해 고(故) 박원순 시장을 만날 때를 회상했다. 그는 “보름 전에 만났을 때만 해도 박 시장이 ‘친문들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다”며 “평소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만날 때마다 그런 심경 얘기를 자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시장이 ‘민주당 내에서 나를 끌어내리려 한다’며 힘들어했다”면서 “지지자들은 대통령 후보로 나오라고 하고 민주당에서는 대선 후보 자리를 절대 줄 생각이 없어 박 시장 본인도 고민이 많은 듯했다”는 박 시장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박원순 죽이기


황 대표는 특히 친문과 관련, “고(故) 박원순 시장은 친문과 굉장히 안 좋았다”며 “박 시장 입장에서는 당권을 친문이 잡고 있지만, 그들이 박 시장 자신을 부정하려 하니 고민스러운 존재였을 것”이라고 되짚었다. 그는 또 민주당과 (故) 박원순 시장과의 관계에 대해 “신문의 정치 기사에는 고(故) 박원순 시장 계열의 정치인이 지난 총선에서 금배지를 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다를 것”이라며 “박 시장이 시장에 되기 위해 민주당의 도움을 받은 후에 민주당이 사실상 부시장 자리에 여러 사람을 꽂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박 시장 계열의 국회의원 당선인이 많다고 언론에 소개되지만, 진짜 박원순 시장 사람은 딱 한 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말경에 박 시장과의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황 대표는 “박 시장은 5·18 민주화유공자인 저에게 ‘지금도 (살기가) 힘드냐?’ 고 걱정해주면서 자신도 ”나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라고 되물었다”면서 “저에게 ‘좀 도와달라’고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그때 박 시장은 제가 박 시장 자신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해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생전 모습./사진=도서출판 중원문화




황 대표는 고(故) 박 시장이 차기 대선을 위해 준비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호남 민심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에 따라 5·18 당시 전남도청을 사수하면서 후에 사형 선고를 받은 김모씨를 고(故) 박 시장에게 소개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김모씨가 박 시장을 만났더니 박 시장이 6시간 동안 자신의 얘기만 하더라고 전하더라”면서 “그만큼 박 시장은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을 것이고, 그 고민 중의 하나가 대선과 관련한 친문의 견제를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이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황 대표는 특히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서울 용산의 공원 대신 주택을 짓자고 건의했을 것이고 이것 또한, 본인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론한 뒤 “박 시장은 자연 환경론자다. 그린벨트 해제는 박 시장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박 시장은 항상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한 서울 지역의 주택 공급에 대해 “서울에는 주택이 남아돌 수 있다. 그래서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에 반대했다”며 “따라서 박 시장은 차라리 종합부동산세와 강한 양도세로 투기 매수세를 잠재워야 한다는 신념이 강했다”고 전했다.

다만 황 대표는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박 시장의 옛 비서가 전날 새벽까지 변호사와 수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박 시장이 고소 사건을 극단적 선택 이전에 인지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어쩌면 고소 사건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채 당·정·청의 압박, 친문의 견제, 지지자들의 대선 출마 요구 등이 복잡하게 얽힌 것도 되짚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특히 “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시장 출마 대신 차분하게 대선을 준비하길 원했다. 적어도 제가 알기에는…”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의 ‘운동권 후배’로 두터운 친분을 쌓은 황 대표는 책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당내 계파색이 약한 편인 박 시장을 몰락시키려고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반어적으로 쓰인 제목과 달리, 박 시장의 능력과 비전, 사람됨 등을 보아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에서 “박원순만이 가장 투명하고, 가장 헌신적이며, 가장 진보적 사고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부동산투기 세상이라는 수렁에서 구해낼 구원투수라고 생각한다”고 기록했다. 그는 또 “물론 친문 세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구상하는 후보가 있다면 박원순 죽이기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호남이 원하는 진보적인 대통령 후보가 박원순이기에 ‘더민주당’은 호남의 움직임에 따라서 또다시 분열될 것”이라며 ‘박원순 죽이기’는 불가능하다고 잘라말했다.

황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19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 사건 등에 연루돼 수차례 구속 수감됐으며 ‘세계 철학사 시리즈(전 5권)’, ‘걸어다니는 철학’,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등 다수의 철학·사회과학 서적을 집필했다.

황 대표는 인터뷰 마지막에 “책의 주된 포인트인 ‘박원순 대통령 만들기’는 이제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그의 참모습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책을 출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고(故) 박원순 시장의 발인이 끝나는 13일에 맞춰 근조 띠와 함께 서점에 나올 예정이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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