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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제이미' 내 마음 속 벽을 넘어 '꿈'을 마주하라

뮤지컬 ‘제이미’에서 ‘제이미 뉴’역을 맡은 가수겸 배우 조권. / 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모든 인생은 특별하고 소중하다. 자신의 인생이 보잘 것 없다고 인정하는 순간, 정말 그렇게 된다. 남의 시선이 아닌 내 마음 속 벽을 넘어야 진정한 ‘내 인생’과 마주할 수 있다. 그 어떤 꿈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대신 사회가 만든 ‘현실’에 자신을 옭아매는데 익숙하다. 이게 내가 꿈꾸는 인생인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꿈인지 모른 채로 살아가고 있다.

영국 뮤지컬 ‘제이미’는 세상 편견에 맞서 자신의 꿈과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당찬 17세 고등학생 ‘제이미 뉴’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어렸을 때부터 여자 옷을 즐겨 입었던 제이미는 자신이 또래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그는 드레스와 힐을 착용할 때 내면 속의 또 다른 자아, ‘새로운 나’를 만난다.

제이미의 꿈은 ‘드랙퀸’(남성이 예술이나 오락, 유희를 목적으로 여장을 하는 행위)이 되는 것이다. 그는 확고한 꿈을 지녔지만, 자신을 유별나게 보는 시선들로 인해 두려움을 갖게 된다. ‘현실적인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현실적으로 살라’는 선생님과 ‘극혐 게이’라고 놀리는 같은 반 친구, 심지어 아들의 꿈을 역겹다고 말하는 친아빠까지.

/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주변에선 그를 향해 인격모독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의 모습은 ‘게이’, ‘드랙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드랙퀸은 ‘치마 입은 남자’, 게이는 ‘변태, 혐오스럽고 불쾌한 존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들은 제이미의 정체성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중·포옹·이해는 묵살된다.

그러나 제이미는 자신의 꿈과 인생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되레 주변의 반대와 비판을 받아들이고, 내면의 열정을 보여준다.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알기에 스스로의 인생에만 집중한다. 넘버를 통해서도 제이미는 “난 그냥 나니까”, “난 내 길을 따라 달려가, 절대 꺾이지 않아”라고 당당히 외친다.

제이미가 자신의 꿈을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건 엄마 ‘마가렛’ 덕분이다.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제이미를 키워온 마가렛은 늘 아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해, 넌 무엇을 하든 소중하니까”라며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생일 선물로 빨간 하이힐과 드레스를 선물한 사람도, 드래그 공연에 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탠 사람도, 졸업 파티에 드레스를 입고 가도 괜찮다고 말해준 사람도 모두 엄마였다.



/ 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친한 친구 ‘프리티’, ‘레이’이모, 드레스 샵 주인 ‘휴고’ 아저씨 또한 제이미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인다. 그들은 제이미에게 “넌 강하다. 아름답다”고 이야기해주고, “네가 누군지, 누가 되고 싶은지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제이미의 외침은 결국 세상의 편견을 무너뜨린다. 그는 졸업파티에 드레스 차림으로 입장할 수 없다는 담임 선생님에게 허락을 받아내고, 자신을 끝내 아들로 인정해주지 않는 아빠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한다. 드레스라는 갑옷을 입고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자신과의 전투에 우아하게 맞서 전진한 결과, 제이미는 진짜 영웅이 된다.

제이미의 서사는 제이미에 의해 지금도 빚어지는 중이다. 우리 모두 제이미처럼 삶의 굴곡을 겪는다. 굴곡들을 넘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지는 결국 본인 의지에 달려있다. 제이미 뉴는 이 세상의 모든 제이미들에게 말한다.

“그대여 오늘도 수고가 많았어 진짜. 예쁘다. 멋있다 완전 소중하다.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어. 그냥 하는 말 아니야 날 믿어, 네가 너라는 게 난 너무 기뻐”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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