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온실가스 메탄에서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합성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메탄은 온실가스의 주요 성분으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84배 이상 강하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은열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할 기술로 메탄을 탄소원·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메탄자화균이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혁신적으로 개량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메탄은 천연가스와 바이오가스의 주성분으로 풍부하고 가격이 매우 저렴해 탄소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식량자원이 아니라 윤리적 문제도 없다. 메탄자화균은 이런 메탄을 에너지원으로 쓰며 메탄의 생물학적 전환을 위한 매력적인 플랫폼 균주로 산소가 없는 곳에서도 자랄 수 있다. 상온·상압의 조건에서 메탄을 알코올·유기산·올레핀·바이오폴리머 등 고부가가치 산물로 전환할 수 있다.
최근 미국·유럽·한국 등에서 진행하는 메탄자화균 플랫폼 기술과 이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물 생산에 관한 원천 기술은 석유화학을 가스 기반의 바이오화학으로 보완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꼽힌다. 많은 연구자가 메탄자화균을 산업용 균주로 활용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물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메탄자화균 개량을 위한 유전자 도구의 부족 등으로 초기연구 단계다.
이 교수 연구팀은 식품·사료 소재로 사용되는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바이오나일론의 원료인 카다베린을 합성할 수 있는 ‘유형Ⅱ 메탄자화균’의 개량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하는 기존 라이신 생산공정과 달리 폐가스 자원인 메탄을 사용해 친환경적이다. 이 교수는 “저가의 천연가스·셰일가스·바이오가스 또는 메탄을 활용한 바이오나일론 제조에 사용되는 모노머의 생산은 기존 석유화학 기반의 나일론 산업의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화학회가 발간하는 ‘그린 케미스트리’에 실렸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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