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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매출 '1조'로 속 꽉찬 비비고 만두…'K푸드' 마의 벽 깼다

큼지막하게 썰어넣은 꽉찬 만두소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 가능

코로나로 냉동식품 수요 증가 호재

'건강' 이미지로 美식탁 '주식' 넘봐

CJ제일제당(097950) 비비고 만두의 올해 글로벌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비고 만두가 지난 2013년 12월 국내외에서 동시에 출시된 후 7년 만으로, 국내 식품회사의 먹거리가 단일 품목으로 연간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 식품 ‘글로벌 3대장’의 지난해 매출이 비비고 만두 8,680억원, 농심 신라면 7,600억원, 오리온 초코파이 4,500억원인 가운데 비비고 만두가 가장 먼저 1조원 매출을 기록하며 ‘K푸드’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 비비고 만두는 글로벌 시장에서 만두 종주국 중국을 누르고 ‘K만두’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20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올해 1~8월 7,1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올해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도 이달 중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비비고 만두는 출시 4년 만인 2017년 매출 5,06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3년 만에 1조원 기록을 쓰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외에서 가공식품 수요가 급증한 것이 비비고 만두에 훈풍이 됐다. 일반적으로 만두는 하반기에 많이 찾는데다 코로나19로 내식(內食)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내부적으로 연간 목표로 1조1,000억원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K푸드가 재조명되면서 이를 상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단일품목 1조원 돌파는 이제껏 국내 식품사가 넘지 못한 ‘마의 벽’이었다. 국내 식품기업 중 전체 매출 1조원 이상인 회사가 23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만두라는 단일품목으로 한 회사의 연간 매출액을 벌어들인 셈이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는 미국 시장에서 25년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링링’을 꺾은 데 이어 K만두로 K푸드의 새로운 지형을 열고 있다”며 “비비고 만두 1조원 매출은 한식 세계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가공식품 수출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1962년이다. 당시 일본 오키나와에 설탕을 시작으로 밀가루, 고추장, 김치, 조미료 등을 판매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청사진으로 제시하는 ‘한식 세계화’와는 거리가 먼 첫걸음이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수출 58년 만에 만두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이라는 ‘K푸드’가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열었다. 식품업계에서 비비고 만두를 하나의 회사에 비유할 정도다. 지난해 대한제당(1조1,120억원), 한국야쿠르트(1조690억원), 남양유업(1조180억원)은 1조여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비비고 만두로 식품기업 하나의 매출을 올린 격이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국내외 제품.


비비고 만두 1조원 돌파가 의미 있는 것은 ‘K푸드’ 마의 벽을 깼다는 데 있다. 국내 식품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단기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제한된 내수시장과 줄어드는 인구로 글로벌 진출이 생존과 연결된다. 비비고 만두와 함께 ‘K푸드’ 트로이카인 농심 신라면은 1986년 출시 후 지난해 매출 7,600억원, 1974년 출시된 ‘46살’ 오리온 초코파이는 4,50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비비고 만두는 1~8월까지 매출의 67.4%를 해외에서 기록할 정도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10봉지 중 7개가 해외에서 팔린 셈이다. 비비고 만두의 해외 비중은 지난 2015년(41.1%), 2017년(47.6%), 2019년(63.6%)로 매년 증가하며 ‘K푸드’의 위상을 증명하고 있는 것. 미국시장 질주가 압도적이다. 미국은 비비고 만두가 진출하기 전까지 중국식 만두인 ‘덤플링’ 브랜드 ‘링링’이 25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시장이었으나 2016년 비비고가 ‘링링’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미국 뉴욕 맨하튼에 있는 록펠러 센터에 비비고 퀵 서비스 레스토랑(QSR) 팝업 스토어에서 뉴요커들이 비비고 메뉴를 주문하고 있다.


비비고 만두의 인기는 ‘웰빙식’에 있다. 중국 만두와 비해 야채가 많이 들어가 건강식으로 인식된 점이 질주에 주효했다. 비비고 만두는 ‘얇은 피에 갈지 않고 큼직하게 썰어 넣은 꽉 찬 만두소’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성장을 견인했다. 중국식 만두의 경우 만두피가 두껍고 고기 함량이 높아 주로 스팀 요리만 가능했지만, 비비고 만두는 얇은 피 덕에 튀김, 스팀, 스프 등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점도 차별점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냉동식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도 호재가 됐다. 중국 ‘링링’은 수십 년 간 같은 제품을 선보였다면 비비고 만두는 ‘얇은 피’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왕교자, 군교자 등 다양한 상품군과 다양한 만두 속 제품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군교자를 출시, 만두 속으로 야채, 고기 등 원물이 아닌 해물파전, 불고기와 같은 전통요리를 적용했다. 장기적으로 만두를 ‘K푸드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비비고 만두는 아시아 음식이 익숙지 않은 미국에서 간식으로 자리매김 됐지만, 건강식이란 인식과 다양한 조리법으로 이제 ‘주식’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유명 쉐프인 조지 듀란은 3월 미국 지역방송국 등에 출연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부활절 특별메뉴’로 비비고 만두를 소개하며, 스팀, 스프 등 다양한 조리법과 고추장이나 바비큐 소스와 조합을 선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K만두’는 식사(meal)로 자리 잡고 있어 딥핑소스와 에피타이저로 먹거나, 스프와 함께 끓여서 만둣국처럼 먹는 형태가 늘고 있다”며 “비비고 만두 소비가 확대될수록 고추장 등 ‘K소스’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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