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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장기독재' 벨라루스 루카센코 대통령 '도둑 취임'

사전 공고 없이 비밀리에 진행

야권 "광대극" 반발... 시위 격화

2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 시내 대통령 관저 독립궁전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헌법 법전에 오른손을 얹은 채 벨라루스어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부정선거 의혹으로 사퇴 요구를 받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비밀리에 취임식을 갖고 새 임기를 시작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26년간 철권 통치를 했던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날 수도 민스크 시내 대통령 관저 ‘독립궁전’에서 6기 취임식을 가졌다. 현지 매체들은 그동안 오는 29일께 취임식이 열릴 전망이라고 보도했었는데, 이보다 훨씬 빨리 진행된 것이다.

특히 이날 취임식은 사전 공고 없이 비밀리에 열렸으며, 대통령 대변인 역시 언론에 일정을 공개하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취임식 일정이 미리 공개될 경우 대선 불복 시위로 행사가 차질을 빚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루카셴코 대통령 측이 기습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취임식이 기습적으로 진행된 23일(현지시간) 반(反)정부 시위대가 민스크 시내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야권과 이들이 이끄는 시위대는 즉각 반발했다. 대선에서 루카셴코와 경쟁했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을 통해 “내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유일한 지도자이며 이 취임식은 광대극이다”라고 주장했다. 민스크 시내에서도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시내 승리자 대로를 따라 ‘민스크-영웅 도시’ 기념 석탑이 있는 승리 공원 쪽으로 거리행진을 하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내 다른 구역에서도 산발적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감을 섞은 물대포 등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시위 참가자 가운데 최소 2명의 여성이 물대포에 부상해 치료를 받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보안요원들은 곤봉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며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목격자들은 최소 50명 이상이 체포돼 연행됐다고 전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 공식 개표에서 10%를 득표한 야권 후보 티하놉스카야는 실제론 자신이 선거에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이웃 국가 리투아니아로 몸을 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가 자진 사퇴하고 재선거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서방도 야권을 지지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퇴진·재선거 불가 입장을 밝힌 루카셴코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이달 중순 러시아를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하고 벨라루스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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