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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부동산 시장과 불통하는 장관

강동효 건설부동산부 차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역대 국토부 장관 가운데 최장수 타이틀을 달았다. 김 장관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 중인데 그동안 주최한 기자간담회는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 6월에는 임기 3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준비했는데 이마저도 무산됐다. 언론을 통한 소통은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나마도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친여 매체 위주로 출연하는 등 미디어 편식증도 보인다.

김 장관의 불통은 언론에 대한 불신과 반감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약발을 받지 않는 게 언론의 비판적 논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는 듯하다. 각종 부동산 대책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해 효과가 반감된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이 언론 탓일까. 김 장관과 청와대 주택정책 라인은 존재 유무조차 잘 모르겠지만, 수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부동산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한 유명 부동산 카페에서는 최근 정부의 미발표 작성 자료까지 유출될 정도였다. 이들의 집단 이성은 규제가 나올 때마다 회피방안을 논의하고 각종 묘안(?)을 내놓아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관심 집단 내 이런 정보는 언론에 보도가 되기도 전에 빠르게 확산해 각종 규제방안을 피해가고 있다.



김 장관의 불통은 비단 언론뿐만 아니다. 시장과 소통도 낙제점이다. 부동산 통계와 관련해서는 정부에 유리한 수치만 의존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14%”라고 주장했는데 시민단체 경실련에서 즉각 반박에 나섰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중위값이 한 채당 52% 올랐다”면서 “국토부는 한국감정원 통계를 편향되게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수치가 국민적 체감도보다 현저하게 낮자 야당 의원도 가세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 외 다양한 지표를 거론했는데 김 장관은 해당 통계를 처음 본다고 언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장관이 보고 싶은 통계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김 장관은 당분간 주택정책 사령탑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장수 임기 기간이 계속 늘겠지만 세간의 부정적 평가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임기 동안 반전을 꾀하려면 인식의 변화를 줘야 할 것이다. 규제에 내성이 생겨버린 시장에 규제 위주의 대책은 효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언론의 비판적 논조에 거부 반응만 보이지 말고 시장을 심도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고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부동산 안정화 대책의 최우선 방안이다.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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