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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소차 혁신에 승부수 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

정의선, 2년간 수석부회장 맡으며

자율주행 기술위해 사상최대 투자

미래차 전환·수익성 확보 '두토끼'

테슬라 이어 전기차 판매 2위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6월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와 연계해 수소위원회가 개최한 만찬에서 공동회장 자격으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이어받은 것은 그룹 내 리더십을 확고히 해 급변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동화·자율주행으로의 전환이 급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흐름에 뒤처진 기업들은 이미 살아남기 위해 합종연횡에 내몰리는 분위기다. “합병 효과로 매년 37억유로를 절감해 미래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겠다”며 내연기관의 전통적 거인인 FCA와 PSA그룹이 합병한 게 대표적이다. 혼자서는 미래차 흐름에 대응할 수 없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또한 미국·유럽·일본·중국의 기존 업체들뿐 아니라 테슬라로 대표되는 새로운 사업 형태의 자동차 기업과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이번 회장직 승계는 정몽구 회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기업동맹’ 새협력 모델 구축

정 수석부회장은 2년 전인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다. 올해 2월 이사회에서는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도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실질적 업무로만 보면 회장 승진을 언제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며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리더십을 강화해 내부 개혁과 외부 대응 속도를 높이려는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선 체제’ 2년간 현대차그룹은 체질 개선을 이뤄내며 미래차 전환과 이를 위한 내연기관 부문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자동차 시장 변화의 최종 목적지로 꼽히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의 업계 선도업체 앱티브와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달하는 합작사를 세운 게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로, 정의선식(式) ‘오픈 이노베이션’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 같은 미래 투자에 들어갈 재원은 GV80·그랜저·팰리세이드 등 내연기관차의 고수익화로 확보하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전기차 판매 2위권에 올려놓기도 했다.

올해 1월 열린 ‘CES 2020’에서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 하늘길을 열겠다는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경쟁사 미래 비전을 압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연이어 ‘미래차 회동’을 열어 업종 간 울타리를 허물고 ‘한국형 기업 동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내 ‘군대문화’를 ‘애자일 문화’로 바꿔

내부적으로도 조직·문화 개선 등을 통해 ‘군대 문화’라는 평가를 듣던 현대차그룹을 미래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으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민첩성을 강조하는 애자일 문화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른 만큼 지금까지 진행했던 개혁 속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은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 현대차의 사업구조는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 20%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자동차뿐 아니라 어떤 방식의 이동이든 소비자들에게 만족스럽게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취임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방향으로의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며 정주영·정몽구 회장에 이어 공식적인 ‘3세 경영’ 체제에 들어가게 됐다. 정몽구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21년여 동안 현대차그룹 회장직을 맡으며 회사를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령으로 경영활동을 하지 않았고 올 7월엔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전환기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다. 1970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 현대모비스 대표를 거쳐 그룹 수석부회장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그룹 전체에 걸쳐 쇄신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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