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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라이프
[기고] 새로운 여행문화로 관광산업 살리자

김성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상근부회장

김성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상근부회장.




세계 최초의 여행사가 지난해 파산했다. 1841년 설립 후 관광 역사의 선구자로 호텔, 항공, 금융까지 진출하며 승승장구하던 영국의 ‘토마스쿡’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길든 영업으로 새로운 여행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부침하는 시대의 한 모습이다.

토마스쿡은 패키지 투어를 출시해 여행을 관광으로 바꾼 사람이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는 무엇일까.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의 ‘호모 비아토르(여행하는 인간)’라는 말처럼 여행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인 이동에 가깝다. 관광은 ‘구경한다’는 목적이 뚜렷한 사회경제적 행위다. 여행이 일상과 여가의 영역으로, 관광은 산업과 정책으로 다뤄지는 이유다. 관광은 19세기 들어 철도와 증기선 같은 교통이 발달하면서 등장한 근대사회의 개념이다.

관광은 세계 경제의 핵심으로 지속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성장세에 세계 총수출의 7%를 차지하는 규모다. 우리도 지난해 역대 최고인 1,750만 명의 외래 관광객이 내한해 46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뒀다. 지금은 관광이 유례없는 생존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매출 감소를 넘어 사실상 산업이 정지상태다. 상반기 통계만 봐도 국내에서 12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하고, 세계적으로는 피해액이 543조 원 규모로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때의 다섯 배에 이른다.



관광은 비교적 재난회복 탄력성이 높았다. 사람과 이동 중심의 서비스산업 특성 덕분이다. 시기의 문제지만 회복의 시간은 온다. 억눌린 욕구는 분출하는데 여행 자제령만이 해답은 아닐 것이다. 가상 출국 여행이 순식간에 완판되는 상황 아닌가. 코로나 19가 일상이 된 시대, 개인별 위생수칙 준수는 기본이고 안전과 여행이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가 필수적이다. 재난 위기와 변화에 대응한 관리체계도 한층 강화돼야 한다. 지난해 파산한 토마스쿡이 온라인 여행사(OTA)로 돌아온다는 소식도 들린다.

관광업계는 정부의 지원으로 어렵게 버텨왔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산업의 저변이 붕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이 다수인 관광업계는 폐업과 대량실직이 우려된다. 코로나19 안정 시기에 맞춰 내수 활성화 대책이 신속하게 재개돼야 하는 이유다. 관광업계에 대한 추가적인 직접 지원도 필요하다. 경영주들에게 최소한의 버팀목이 있어야 경험 있는 전문인력의 이탈을 방지하면서 재기를 모색할 수 있다.

관광업계는 고사 위기 속에서도 여행지의 수용태세 강화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가 축적한 K-방역의 이미지를 활용하면 회복단계에서 더 빨리 치고 나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고비를 디딤돌로 삼을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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