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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로터리] 자동차 부품업계 글로벌 4강을 향해

허남용 한국자동차연구원 원장





올해 미국 분석기관이 발표한 세계 상위 100대 자동차 부품 기업에 한국은 8개사가 포함됐다. 이는 전년 대비 2개사가 추가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들고 어려운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단비 같은 뉴스였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장악해온 강대국의 벽은 여전히 높다. 세계 100대 부품 기업 중 독일 18개사, 일본 24개사, 미국 19개사가 포함돼 이들이 뚜렷한 글로벌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그 뒤를 우리나라와 캐나다(4개사)·프랑스(4개사)가 이으며 ‘3중’으로 꼽힌다. 글로벌 상위 기업의 지배력은 엄청나 세계 1위인 보쉬나 2위인 덴소의 매출은 각각 466억달러와 418억달러로 국내 8대 부품 업체들의 매출을 모두 합친 570억달러에 육박한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 7위의 생산 능력과 세계 5위의 완성차 그룹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율주행과 전기차, 연결성 등으로 요약되는 신(新) 자동차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산업의 혁신 또한 절실해진 셈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양적·질적 성장을 통해 글로벌 4강으로 도약하려면 우선 보쉬나 콘티넨털에 버금가는 대형 부품기업이 필요하다. 세계 상위권 부품 기업의 매출액과 사업군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확실한 대형사가 국내에도 탄생할 시점이 됐다.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주도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사업군 간 시너지를 도모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코로나19발 충격에 적잖은 글로벌 부품 업체들이 위기를 맞은 만큼 M&A의 기회를 해외에서 살릴 수도 있다.



해외 진출 등 거래선 다각화도 중요한 과제다. 국내 부품 업체는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고 특히 현대기아차그룹에 대한 조달 비중이 크다. 좁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나가려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격·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에 코로나19 영향이 겹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지각 변동이 생기고 있어 우리 부품기업이 새로운 밸류 체인에 진입할 수 있는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장부품 사업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세계 100대 부품 기업 중 약 30%가 전장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고 최근 100위권에 신규 진입한 기업 대부분이 전장 기업임에 주목하자. 전장 부품 분야는 또 자동차 산업을 넘어 다양한 혁신 기업들과 접점을 만들며 기업의 개방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짧은 역사에도 국민적 지원과 기업인의 노력에 힘입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산업 지형이 격변기를 맞고 경제의 불확실성은 높아져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변화와 혁신의 도도한 흐름을 담대하게 수용하면서 대업을 어떻게든 이뤄내겠다는 ‘다난흥방(多難興邦)’의 정신으로 부품업계가 글로벌 4강을 향해 나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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