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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당의 도리"라며 공천 수순 밟는 민주당에 野 "온갖 비양심은 다 저질러"(종합)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같은당 정정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투표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내년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낼지 여부를 전당원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사실상 후보 공천에 돌입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약속 파기”라며 민주당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온택스 정책의원총회에서 “(공석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며 “최고위원회의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의 길을 열 수 있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全)당원투표를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제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만들어진 당헌이다.

당헌대로라면 민주당은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소속된 민주당은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오래 당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들었다”며 “그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시정의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돼 서울·부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 특히 피해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를 드린다”며 “보궐선거 후보를 낼지 당원 여러분께 여쭙게 된 데 대해서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9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야권에서는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북 전주 전북도청 청사에서 열린 지역 시·군 자치단체장과의 정책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본인들(민주당)이 당헌·당규에 자책 사유가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렇게 할 줄 알았다. 온갖 비양심은 다 저지른다”며 “천벌이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도 저버린 채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한다”며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전당원투표를 통해 깨버렸을 때처럼 이번에도 ‘비난은 잠시’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러려고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시장과 관련된 증인 채택 요구를 여성가족위원회에서 그토록 묵살한 것인가”라며 “전당원 투표가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느냐. 그러고선 마치 ‘당원의 뜻’이 곧 ‘국민의 뜻’인 것 마냥 포장하려는 민주당의 행태가 비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변인은 “이낙연 대표가 오늘 이야기한 ‘공당의 도리’는 다름 아닌 ‘책임’이며 ‘염치’와 ‘진심’”이라며 “진심으로 공당의 도리를 다하고 싶다면, 국민에게 진정으로 사죄한다면 후보를 내어서는 안 된다. 만약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끝까지 공천을 강행한다면 국민들께서 심판할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것이 민주당식 책임 정치의 민낯이다. 늘 입으론 도덕과 정의를 외치며, 언행이 일치하지 않았던 민주당이기에 충분히 예견은 했다”면서도 “‘책임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후보자를 공천하겠다’라는 대의명분은 참으로 비루하고 가당치도 않은 토악질”이라고 맹폭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내년에 830억원의 혈세를 들여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가. 민주당 소속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이 발단이 되어 결국 국민의 혈세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민주당에게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할 일은 전당원투표가 아니라 대국민 사과가 돼야 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홍 부대변인은 “무책임한 민주당 소속 전임 시장들의 범죄 행위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마당이니 더 이상 책임정치 운운하지 말기 바란다”며 “차라리 민주당 수준에 맞게 1,500만 명이나 되는 대도시 서울과 부산의 시장직을 포기하기 아까워 염치 불고하고 후보를 내겠다고 솔직히 고백하라. 어차피 스스로 만든 당헌까지 폐기하며 후보자를 내겠다는 민주당이니 이 정도의 고백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주말인 31일과 내달 1일 전당원투표를 실시한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투표 결과가 당헌 개정 찬성일 경우)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모두 다 내야 한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당무위원회를 소집하고 이어서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 개정 절차를 밟겠다. 다음 주 중에는 당헌 개정 절차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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