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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기고] 한-러 디지털 협력, 미래지향적 관계 마중물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올해는 한·러시아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양국 정상이 제주도에서 만나 지난 시기의 불편했던 관계를 청산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한 세대가 지났다. 30년 동안 한·러 관계는 크게 발전했다. 교역과 투자 및 인적 교류가 확대됐으며 지난 2008년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돼 한 단계 높은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많은 한국 기업이 현지에 공장을 만들거나 호텔을 건설했고 에너지·우주·조선 부문에서의 협력이 강화됐으며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한 덕분에 인적교류가 확대했다.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이제 한국은 ‘러시아의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로, 한국 기업은 ‘러시아인의 신뢰할 수 있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그 잠재력과 가능성을 본다면 아직 충분히 발전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리에게 전략적 가치가 크다. 한반도 접경국이면서 4강 외교의 한 축이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브릭스(BRICs) 및 상하이협력기구 주도국이고 북극항로의 주요국이자 에너지 및 자원 대국이기도 하다. 이제 신북방정책의 핵심 대상국가인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내실화할 시점이다.



러시아는 최근 ‘에너지 자원 중심의 수출기반 경제’에서 ‘혁신기반 경제’로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으며 러시아 정부도 ‘디지털 경제’ 정책 추진을 핵심적인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을 구비해 나가고 있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과 러시아의 디지털 분야 협력은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운영 경험에서 앞서고 반도체 등 관련 부품 제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산업과 사회 전체 차원에서 디지털화가 다소 지체된 편이지만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 개발력과 혁신 능력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러시아 간의 디지털 경제 협력은 지속가능한 양자 관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30일 개최된 북방포럼에서도 디지털 협력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양국이 디지털 협력을 활성화하려면 정부 차원의 포괄적인 협력 협정 같은 공동 이니셔티브를 합의하고 이 합의를 토대로 각 분야의 세부 합의 각서와 이행 계획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를 위해 양국 정상 차원의 ‘디지털 이니셔티브 선언’ 같은 계기가 필요하다. 이미 한국과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디지털 분야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기에 이를 실현할 실무 차원의 정부 간 합의를 하고 이를 기초로 각 분야 및 기술별 협력을 구체화할 프로젝트들을 발굴해야 한다. 한국과 러시아의 디지털 협력은 양자 관계의 미래 30년 준비와 신성장 동력 마련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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