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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타협의 미학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최근 세계의 모든 관심은 미국시간으로 지난 3일 행해진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쏠려 있었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고려할 때 이번 대통령선거의 결과는 미국을 넘어서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에 대한 신뢰성을 확인하는 선거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미국 민주주의의 장점은 법의 지배에 대한 존중과 공정한 경쟁에 있다. 연방제의 특성을 반영한 선거인단 제도를 통해 대통령 선거제도가 확립된 후 전체 투표수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앨 고어나 힐러리 클린턴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한 것도 법의 지배에 대한 존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과연 선거 결과에 대해 깨끗한 인정이 가능할지 또 선거 후 분열된 국민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지 큰 질문을 던져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의 최종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고,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경합주에서 법원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결과에 대한 법적 대응보다 우리가 미국 민주주의의 장래에 대해서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한 사실은 대통령 당선인인 조 바이든의 선거 승리 연설 내용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8일 오전에 있었던 대통령선거 승리 연설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분열이 아니라 단결을 약속했다. 본인을 지지했던 유권자들과 트럼프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에게 “서로는 적이 아니고 같은 미국인(We are not enemies. We are Americans.)”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민주당과 공화당에 “협력을 위한 결단(The American people. They want us to cooperate)”을 촉구했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사회의 모습을 고려할 때 바이든 당선인이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하지만 통합의 첫걸음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협력이고 7,000만표 이상의 표를 트럼프에게 던진 미국 국민들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공화당과의 타협이 필수 불가결하다. 미국 민주주의의 진정한 힘은 고어나 클린턴의 선거 패배 인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한 수의 우위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법의 지배를 인정하고 토론과 타협에 의해 국가를 경영하는 데 있었다. 최근 미국만이 아니라 다수의 국가들이 사회집단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입장을 달리하는 극단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정치적 타협을 통한 국민 통합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타협은 정치적 패배가 아니라 성숙한 민주주의의 최고의 미학이라는 사실이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바이든에 의해 다시 한번 증명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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