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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전까지…3년안엔 '태양광 전기차' 타고 간다

[사이언스]

■선임기자가 간다- 美 바이든 시대 '국내 그린뉴딜 현장'

<1>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센터 

황철주(왼쪽)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용인 R&D센터에서 반도체 장비 개발 데이터를 놓고 연구원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태양전지 발전전환효율을 높이는 데도 활용된다.




11일 경기도 용인의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센터. 올해 완공된 6층짜리 이 센터는 R&D를 위한 클린룸 면적이 총 1만㎡에 달할 정도로 매우 컸다. 기존 광주 R&D센터의 건물이 9개동으로 분산돼 있던 것에 비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방진을 위한 옷·신발·장갑·마스크·보안경·헤어캡 등을 갖추고 현장 곳곳을 둘러보니 연구원들이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장비 R&D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 기술을 내놓기 위해 세 분야의 R&D를 융합하려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신재생에너지 등 그린뉴딜이 부각되는 가운데 햇빛으로 전기차를 달리게 하기 위한 첨단 태양전지 연구가 눈에 확 띄었다. 지금은 전기차가 에너지원을 2차전지 배터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태양전지를 부착해 햇빛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을 안내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앞으로 3년 내 햇빛으로 달리는 ‘뉴 모빌리티 친환경 자동차’가 나올 수 있도록 R&D에 전념하고 있다”며 “세 시간가량 태양광 발전을 하면 평균연비가 kwh당 22㎞를 간다고 잡고 서울에서 대전 너머까지 130㎞가량 주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처음에는 태양광 발전이 전기차 배터리의 보완재로 쓰이다가 궁극적으로는 주 에너지로서 역할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황 회장은 “태양광 발전은 밤이나 비가 오거나 흐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이 낄 때는 여의치 않아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필수적”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배터리 가격 50% 감축을 공언했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태양광”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빛(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효율을 뜻하는 태양전지의 발전전환효율은 평균 22%가량이다. 태양전지판에 내리쬐는 햇빛에너지를 100으로 봤을 때 그중 22%를 전기에너지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성엔지니어링 연구팀은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융복합기술을 접목해 발전전환효율을 이미 24%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3년 내 세계 최초로 35%까지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파괴적 혁신기술을 개발, 양산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다. 황 회장은 “태양광 산업은 기초소재(폴리실리콘), 중간재(잉곳·웨이퍼), 완제품(태양전지·모듈)으로 구성돼 있지만 주성의 독자 기술력만으로도 발전전환효율 35% 구현이 가능하다”며 “반도체 미세공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대면적 증착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기반으로 이 문제를 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R&D 위한 1만㎡ 규모 클린룸서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융복합

햇빛주행 실현 ‘고효율’ 개발 한창

‘발전효율 35%’ 파괴적 혁신에 구슬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후변화를 막는 것이 지구촌의 화두가 된 요즘 상황에 환경과 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태양광 발전은 현재 산업용·가정용 발전을 넘어 자동차·비행택시·드론·이동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전환효율을 35%까지 높일 경우 모빌리티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가히 우리나라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04년부터 고효율 태양전지기술 R&D에만 3,000억원 이상 투자했다”며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효율 태양광 제품 선호도가 뚜렷해지는 추세에 맞춰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더욱이 바이든 당선인이 4년 임기 중 2조달러를 그린뉴딜에 투자하기로 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태양광 시장도 20% 이상 커질 것이라는 게 황 회장의 분석이다.

회사 측은 미국 상무부의 중국산 태양광 수입제한 조치와 함께 유럽에서도 중국산 저가·저효율 패널 기피현상이 뚜렷해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에서 태양광과 디스플레이 장비를 맡고 있는 김헌도 공동 R&D센터장(사장)은 “태양광 시장은 2013년 이후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인해 모듈 가격이 급락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저탄소 추세를 타고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황철주 회장 “드론 등에도 적용

신재생시장의 게임체인저 될것”

주성엔지니어링은 1993년 창립 이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전공정과 태양광 고효율 장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왔다. 임직원의 70%가량이 R&D 인력으로, 특허가 2,200여개에 달한다. 반도체 장비를 맡고 있는 노재성 공동 R&D센터장(사장)은 “반도체 캐패시터 제조를 위한 원자층 증착(ALD) 양산장비, 디스플레이용 대면적 원자층 증착 장비 등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 18개에 달할 정도”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황 회장은 “반도체는 화학·물리·기계·운송·재료·정보통신기술(ICT) 등 복합기초기술 산업이다. 이 반도체에서 빛을 전기로 바꾸면 태양광이고 역으로 전기를 빛으로 바꾸면 디스플레이로 세 분야의 기술원리가 같다”며 “그동안 R&D에 총 1조원을 투자했는데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바이든 당선 등 격변기에 퍼스트 무버로 나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용인=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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