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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학자, ‘글로벌 유니콘 클럽 가입 방정식’ 세계 최초 규명

이영달 박사 연구팀 '글로벌 유니콘 클럽 가입’ 학술연구

'창업자는 STEM 전공, 투자는 기업벤처캐피털'

창업자의 연령, 학력, 이전 경력은 영향 x

"정부, 수량적 목표치 내세우면 유니콘 달성 어려워져"





국내 연구진이 ‘글로벌 유니콘 클럽 가입 방정식’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학술 연구가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들은 창업자가 주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를 전공하고, 기업 벤처캐피털(CVC)에 투자받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흔히 알려진 통념과 다르게 창업자의 연령과 학력, 이전 경력 등은 기업가치 평가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달 박사(현 뉴욕시 맨해튼 소재 NYET 교수 겸 원장, 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사, 전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와 제자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은 ‘글로벌 유니콘 클럽 기업의 특성 및 기업가치 영향 요인에 대한 탐색적 연구(2019년 ‘유니콘 클럽’ 기업을 중심으로)’를 국내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 논문은 ‘글로벌 유니콘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2019년 말 기준 479개 기업을 대상으로 현황분석, 기업가치 구간 별 페르소나 기업에 대한 사례분석, 군집분석, 판별분석, 회귀분석 등 질적(qualitative)·양적(quantitative) 탐색을 통해 유니콘 기업에 이르는 방정식을 규명한 최초의 학술적 연구결과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0억 달러(한화 약 1조1,000억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니콘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창업자(팀)의 산업 및 기술 전문성(STEM 전공)+신성장 산업+솔루션 또는 플랫폼 비즈니스모델+개척자(선도자) 전략+글로벌 시장 지향+CVC(기업벤처캐피털) 및 고위험 투자자+혁신 생태계 조성과 개발’의 조합을 가졌다. 특히 창업자의 연령과 학력, 이전 경력, 경력 관련성, 공동창업 여부 등은 기업가치 평가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STEM 분야를 전공한 배경과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특성이 유의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의 업력, 해당 기업 소재국의 인구수, 경제규모, 경제성장률, 사업환경, 소득수준 등 환경적인 요인 역시 기업가치에는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어떤 성향의 투자자와 만나는지가 유니콘 클럽에 가입하는데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벤처캐피털보다는 ‘기업 벤처캐피털(CVC, corporate venture capital)’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할 때, 기업가치가 더욱 고평가 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단순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s)라기 보다는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s)에 가깝다. 아울러 연구팀은 유니콘 기업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기업가(Entrepreneurs)-자원(Resources)-산업/시장환경(Industries/Markets)-전략(Strategies)’의 관점에서 규명했다.



/연합뉴스


유니콘 기업의 탄생지인 미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버블 우려가 나오면서 오히려 정부 차원에서는 유니콘이라는 말이 금기어로 자리 잡았다. 뉴욕 월가에서도 ‘유니콘 기업 = 버블’이란 등식이 자본시장에서 검증돼 ‘유니콘 기업’을 언급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경계하는 분위기다. 2016년 3월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SEC) 의장인 메리 조 화이트(Mary J. White)는 실리콘밸리를 직접 찾아가 업계 관계자들에게 ‘유니콘 신드롬’에 대해 엄중 경고를 했다. 과도한 기업가치평가로 자본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이러한 분위기와는 달리 아시아권 국가 특히 한국에서는 ‘유니콘 기업 양성’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 업무보고를 통해 ‘유니콘 기업 20개 조기 달성(’~22)‘을 정책 목표로 설정했다.

이영달 박사는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유니콘 기업 20개 조기 달성’과 내세울 게 아니라 스타트업들이 생존하고 성장하며, 의미 있는 수확(exit)이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유니콘 기업이 지속적으로 탄생하려면 △현재 기득권화 되어 있는 ’공공 조달시장‘을 ’혁신의 유효 시장‘으로 개혁하는 과제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불공정 거래에 대한 영미식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글로벌 혁신의 ‘라이브 테스트 베드’ 지향 △회사법제의 선진화 등이 오히려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차원에서 유니콘 클럽 뱃지 효과를 얻기 위해 자본시장을 왜곡시키지 말고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증진하고,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하는 본질적인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달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적인 학술지에 게재하는 대신 국내의 관련 등재학술지를 선택했다”며 “유니콘 클럽에 대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국가가 한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한국벤처창업학회‘ 홈페이지와 ’한국학술지인용색인-벤처창업연구‘ 논문집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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