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년 넘게 끌고 있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지난 9월 6차 교섭을 마지막으로 4개월 만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악화한 경영환경에 어렵다며 팽팽히 맞서는 중이다. 이번 협상에서도 파열음이 날 경우 노조가 파업에 돌입, 막 수출길에 오른 ‘뉴 아르카나(XM3)’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르노삼성 노사에 따르면 이날부터 노사는 2020 임단협을 마무리 짓기 위한 본교섭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 17일 6차 실무교섭 후 4달 만에 노사가 얼굴을 맞대는 것이다.
이번 교섭 자리는 지난해 말 르노삼성이 노조에 재교섭 공문을 보낸 후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유보하면서 마련됐다. 앞서 노조는 오는 8·9·11·12일 총 4일 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 진행을 추진했지만, 본교섭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다만 교섭 결과에 따라 다시 쟁의행위 카드를 꺼낼 여지는 남아있다.
관건은 기본급 인상 타결 여부다. 노조는 기본급 7만 1,687원 인상과 코로나 극복 명목 일시금 700만 원 지급, 노조 발전기금 12억 원 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산 정비사업소 매각 건도 문제다. 노조는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노조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적으로 르노삼성이 지난 한 해 판매한 총 차량 대수는 11만 6,166대로 현대차 그랜저의 1년 판매량 14만 5,000여 대 보다 3만 대가량 적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한해 전 모델 판매 대수가 현대차의 단일 모델 판매량에도 못 미친 것이다. 르노삼성 판매량 급감의 원인 중 하나는 지난해 4월 중단된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다. 연간 판매 실적의 절반 가량을 담당했던 닛산 로그가 빠지면서 실적 타격이 컸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 입장이 기존처럼 평행선을 달릴 경우 뉴 아르카나의 생산 차질 가능성도 있다.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의 빈자리를 메워줄 뉴 아르카나가 정상적으로 생산되지 않을 경우 올 한해 르노삼성 실적은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크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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