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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추도사] 기업인 교육계발의 창업자 장만기 원장,그에게 진 빚 갚을 때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인간 중심의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HDI인간개발연구원을 설립한 고(故) 장만기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경시하는, 눈에 보이지 않던 일을 더 소중히 여겼던 분이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 바로 재계를 살려내는 기업인 교육 과정이었다. 그래서 장만기 원장을 한 마디로 정리하라면 우리나라 기업인 교육계발의 창업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창업자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이 업(業)을 일으키고 세운 분이기 때문이다.

83세, 아직 더 많은 교훈과 경륜을 우리 재계에 남겨줄 수 있는 연세에 그는 홀연히 소천하고 말았다. 올해 가장 추웠던 날, 그와의 별리를 접하면서 오랜 추억을 되짚어보게 되었다.

한국 재계에서 기업인 교육을 처음 시작한 이가 고인이었다. ‘Better People Better World’라는 말은 평소 고인이 지론처럼 되뇌던 소신이자 철학이었다. ‘더 좋은 사람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평소의 철학을 아낌없이 후배 기업인들에게 나눠주고 싶어하던 분이었다.

고인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던 조찬 경영자 교육 모임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75년 2월 5일이었다. 38세에 그렇게 재계와 학계의 명사들과 시작한 조찬 모임이 올해로 46년째가 됐다. 회수로만 봐도 얼추 잡아 2,300회가 넘었을 듯하다.

한 가지 일을 쉬지 않고 이렇게 꾸준히 실천하면서 그는 대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 왔다.

이 모임은 고인의 교육 철학에서 시작됐다. 그는 “모든 경제의 주체는 기업이어야 한다. 기업의 주체는 인간이어야 하고 기업과 인간을 리드하는 이는 최고경영자(CEO)이니 마땅히 기업인을 철저하게 공부시켜 한국 산업의 수준을 글로벌 정상의 대열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모두가 잘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던 시절, 온 세상이 제조와 하드웨어로 몰려가던 때, 고인은 홀로 기업인의 역할과 사명에 주목했다. 그 당시에 기업인 교육이라는 말은 입에 오르지도 않던, 그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던 숨은 진주였다.



그는 기업이 잘 되려면 눈에 보이는 것만 잘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졌다. 경영자가 끊임없이 공부하고 시대를 앞서 가야 글로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고는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업인과 학계, 정계를 잇는 소통과 교육의 중매자 역할을 자처하는 삶을 살아왔다.

고인은 세상에 대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분이었다고 기억한다. 자신이 창립한 인간개발연구원에 대해 자긍심을 가졌던 분이었다. “세상은 한 번 멋지게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삶도 소중하다. 이 소중한 인생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누구에게도 그 소중함을 빼앗기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은 인간개발연구원을 창립하고 45년을 이어온 원동력이었다.”

그런 원동력으로 그는 기업을 창업한 기업가 및 경영자와 함께 학습하는 모임을 만들었고, 최고경영자를 위한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를 개설하여 매주 목요일 새벽을 깨우기 시작했다. 새벽을 깨우는 조찬 경영자 모임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고인 전매특허의 기업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순수 민간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설립된 인간개발연구원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 내면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개발하여, 개인과 가정, 기업과 지역사회의 성공을 도와주고 인간 중심의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목적으로 지금까지 기능해 왔다.

장 원장은 정치 종교 금전에 매이지 않겠다며 ‘3불(不)’ 정책을 고수했기에 아무도 그를 정략적으로 끌어넣지 못했다. 그 결과 한국 중소 중견기업인들 모두는 인간개발연구원 출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우리 모두는 그에게 빚을 진 셈이다. 후배 된 우리가 정치와 사회 각 부문에 갚아야 할 때다.

눈이 쏟아지는 이 겨울밤 그분의 향기가 더욱 그리워진다. 이제 부디 훌훌 털어버리시고 고된 이승의 업을 내려놓으신 후 편안히 잘 가시길….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면서 후배들을 기다려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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