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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업은 케빈 나, 통산 5승…'우승 따라오는' 선수 됐다

■PGA투어 소니 오픈 역전 우승

13·14·15번홀 3연속 버디행진

18번홀 10m 칩샷 바짝 붙여 쐐기

두번째 우승까지 7년 걸렸지만

2018년 이후 4시즌 연속 트로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미교포 케빈 나(38)의 이름 앞에는 '우승과 인연이 없는 선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0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성해 2011년 10월 첫 우승까지 장장 7년 여를 기다렸다. 두 번째 우승인 2018년 7월 밀러터리 트리뷰트까지도 다시 거의 7년이 걸렸다.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케빈 나는 4시즌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승을 올리기 위해 369개 대회의 문을 두드려야 했던 그가 이후 3승을 추가하기까지는 55개 대회면 족했다.

케빈 나가 소니 오픈에서 통산 5승째를 수확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케빈 나는 '우승 시계'가 빨라진 이유로 경험과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18일(한국 시간) 소니 오픈(총 상금 660만 달러) 정상에 오른 뒤 "우승하다 보면 다음 우승은 조금씩 쉬워지는 것 같다"면서 "우승이 쉽다는 말은 아니지만 우승을 하면서 생긴 자신감이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케빈 나가 통산 5승을 달성하며 '꾸준히 우승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그는 이날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최종합계 21언더파 259타)를 기록, 1타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 4시즌 이상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는 세계 랭킹 1~3위 더스틴 존슨(미국), 욘 람(스페인), 저스틴 토머스, 그리고 7위인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에 케빈 나를 포함해 5명 뿐이다. 2020~2021시즌 첫 톱10 입상을 우승으로 장식한 그는 페덱스컵 랭킹 10위로 급상승했고, 세계 랭킹은 38위에서 23위로 도약했다. 우승 상금은 118만 8,000달러(약 13억 1,100만 원)다.



2타 차 공동 2위로 경기를 시작한 케빈 나는 9번홀까지 버디 1개와 이글 1개로 3타를 줄인 선두 브렌던 스틸(미국)에 3타 차까지 뒤처졌다. 12번홀까지 1타를 줄인 데 그치며 한 때 공동 2위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경험과 자신감으로 무장한 케빈 나는 흔들림이 없었다. 13번홀(파4) 4m 버디를 역전극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어 14번(파4) 3.5m, 15번홀(파4) 1.8m 퍼트까지 3연속 버디를 엮어 어느새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18번홀(파5)을 남기고 크리스 커크(미국)가 20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쳐 승부의 칼자루는 케빈 나에게 쥐어진 상황. 공격적인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겼지만, 10m 가량의 칩샷을 홀 가까이 붙여 연장전 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쉽지 않았던 우승은 애초에 불발될 수도 있었다. 경기 후 케빈 나는 대회 개막 전날 강한 샷을 했다가 갈비뼈에 통증을 느껴 기권까지 생각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이튿날 통증이 사라지도록 처치해준 자신의 트레이너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우승 직후 중계방송 인터뷰에서는 한국어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우승해서 기쁘고, 언젠가 또 한국에서 뵙겠다"며 한국 팬에게 인사하기도 했다.



케빈 나가 소니 오픈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한 뒤 자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선두였던 스틸은 공동 4위(19언더파)로 마감하며 2년 연속 역전패에 울었다. 지난해에는 3라운드에서 3타 차 선두에 나섰으나 연장전에서 캐머런 스미스(미국)에 무릎을 꿇었다. 마지막 홀 버디를 잡은 호아킨 니만(칠레)은 커크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연장전 패배에 이어 하와이에서 2주 연속으로 준우승했다. 이경훈(30)은 6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15언더파 공동 19위에 올랐다. 김시우(26)는 공동 14언더파 25위, 세계 18위 임성재(23)는 9언더파 공동 56위, 2008년 이 대회 우승자 최경주(51)는 5언더파 71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이름이 나상욱인 케빈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이던 1991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 골프를 시작했다. 12세에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우는 등 두각을 나타냈고 2001년에는 미국 주니어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케빈 나는 "올해 한 번 더 우승하면 좋겠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과 대륙 대항전인 라이더컵(미국 대 유럽), 프레지던츠컵(미국 대 세계연합) 출전도 목표"라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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