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집합 금지 명령으로 장기간 영업을 못 한 노래연습장(노래방)이 지난해 13년 만에 가장 많은 2,000곳 이상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업한 곳은 역대 가장 적어 노래방업계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에 따라 노래방 사업자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25억 원 규모의 손해 배상을 청구하고, 시위성 야간 영업을 강행하는 등 정부의 방역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19일 수익형 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행정안전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폐업한 노래방은 2,137곳으로 2019년(1,608곳)보다 33% 늘어났다. 2007년(2,460곳) 이후 13년 만에 최다 폐업 수치다. 개업한 노래방은 389곳에 불과해 1987년 관련 통계가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8년(774곳), 2019년(755곳)에 비해 반 토막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525곳, 서울 369곳이 문을 닫아 수도권이 전체 폐업 노래방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밀폐된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는 노래방이 집합금지 명령에 타격이 더 컸고, 개업 감소와 폐업 증가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내 노래방의 경우 지난해 5월 21일 첫 집합 금지 이후, 영업이 재개된 지난 18일 이전까지 241일 중 60%에 달하는 146일은 문을 닫아야 했다. 이에 따라 매출 없이 장기간 임대료와 인건비 지출로 생계 위기에 닥친 노래방 사업자들은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 오후 9시까지 영업이 가능하지만 업종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조치라며 일부 노래방은 자정까지 '오픈 시위'를 진행 중이다. 또한 앞서 지난 18일에는 서울지방법원에 서울시를 상대로 25억 원 규모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향후 감염법 상 손실보상 규정이 없는 것에 대해 헌법소원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코인노래연습장협회 관계자는 "본래 무인으로 24시간 운영하는 게 사업의 특징인데 야간 영업을 못 하고, 방역 인력까지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나아진 게 거의 없다"며 "지난해 4월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의 부당한 영업 금지에는 합당한 손실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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