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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카지노서 사라진 146억원, 해외 반출 가능성 수사중

20억원 현금, 밀반출은 어려워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연합뉴스




제주신화월드의 랜딩카지노에서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가운데 경찰이 일부 금액의 외국 반출 가능성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은 최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항공기로 반출 가능한 현금이 최대 얼마인지를 문의해 답변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다만 공항공사 측 답변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 주 피의자인 말레이시아 국적 랜딩카지노 자금관리 담당 임원 A(55)씨나 공범인 30대 중국인 B씨가 현금을 직접 가지고 출국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A씨와 B씨는 이미 각각 다른 나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공범인 30대 한국인 남성은 최근 국내에서 체포됐지만, 사라진 돈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A씨와 B씨가 현금을 가지고 출국했다면 그 규모는 약 20여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경찰은 앞서 사라진 145억60,00만원의 일부로 추정되는 81억5,000만원을 랜딩카지노 물품보관소 내 다른 VIP 전용 금고에서 발견했다. 또 A씨가 머물렀던 제주시 모처 등에서도 현금 40여억원을 발견하고 수사 중이다.

그렇다면 20여억원이나 되는 많은 현금을 가지고 해외로 나갈 수 있을까? 국내 항공편은 제한 없이 현금을 가지고 탑승할 수 있다. 해외 항공편은 외화에 한해 법적 절차만 지키면 얼마든지 가지고 탈 수 있다. 여행자 및 승무원 휴대품 통관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미화 1만불(약 1,086만원) 이상을 가지고 해외로 나갈 경우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1만불 넘는 돈을 해외로 반출하기 위해서는 지정거래 외국환은행에서 환전을 통해 받은 외국환신고필증을 항공기 탑승 시 공항 세관에 제시해야 한다. 외국인은 1만불을 초과하는 한화를 현금으로 해외에 가지고 나갈 수 없기 때문에 환전이 필수다.

은행에서 환전하지 않고도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가지고 나가는 방법도 있다. 바로 '카지노'를 통해서다. 외국인이 국내 카지노에서 수익을 냈을 때 카지노 환전소 측에서 외국환 매입 증명서가 발급된다. 항공기 탑승 전 세관에 외국환 매입 증명서를 제시하면 증명서에 기재된 외화를 가져갈 수 있다.

이에 따라 A씨가 만약 공항을 통해 20여억원을 가지고 나갔다면, 카지노에서 외국환 매입 증명서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랜딩카지노 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사라진 145억6,000만원은 카지노에서 누군가 획득한 돈이 아니라 증명서 발급은 어렵다"며 "또 랜딩카지노 자체가 허술하게 개인이 허위 증명서를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증명서 위조 가능성도 적다"라고 말했다.

밀반출 가능성은 다소 낮다. 10㎏들이 사과 상자에는 5만원 지폐 약 12억원을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여억원을 사과 상자 크기만 한 박스에 담았다면 2개 넉넉하다. 무게도 20㎏ 정도다. A씨가 만약 환치기 수법으로 이 돈을 미화 100불로 환전했다면 그 부피와 무게는 반으로 줄어든다.

실제로 2012년과 2016년 라면 봉지와 초코파이 봉지 1개에 100달러짜리 지폐 수십장을 넣어 밀봉한 뒤 공항 화물로 위장해 부치거나 직접 운반하는 방식으로 100억원 넘는 돈을 밀반출한 필리핀인들이 적발된 바 있다. 또 2019년에는 신발 밑창과 여성용 거들 속에 외화를 숨겨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1,000억 상당을 밀반출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제주세관 관계자는 "공항공사 보안 요원들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화물은 물론, 위탁 수화물까지 철저히 검사해 밀반출은 사실상 어렵다"며 "특히 공항 엑스레이에서 화폐는 확실히 구분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사라진 돈 대부분이 국내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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