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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넘어 레드·블랙 시대…조 바이든, 코로나 통제 나선다

취임 즉시 마스크 쓰기-WHO·파리기후협약 복귀 명령

미국, 코로나 누적 확진자 2,420만명, 사망자 40여만명

英·남아공·美·獨·佛 등 전세계 변이 바이러스 확산일로

트럼프 정부 과학경시 기조 전면 전환..과학 적극 중시

바이든 "과학은 언제나 정부의 전면에 서 있을 것" 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 건물과 부지에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하는 첫 번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즉각 복귀에도 서명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9년 말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구촌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약 9,620만 명, 206만여 명에 달하는 가운데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증상 감염, 재감염, 엄청난 후유증 등 기존 바이러스의 속설을 깨며 확산일로다. 우리나라에서도 20일로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1년이 되면서 우울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를 나타내는 ‘코로나 레드’나 암담한 감정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가장 심한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며 코로나 통제에 들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즉시 3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탈퇴한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협약에 즉시 복귀하고 ‘100일 마스크 쓰기’에 도전하는 것인데.

△그렇다. 워싱턴DC 시간으로 20일(현지시간) 정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코로나19와 기후위기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제시한 것이다.

-100일 마스크 쓰기 도전의 내용은 뭔가.

△미국인들에게 100일간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하고, 연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연방정부 건물과 부지에서 연방정부 직원은 물론 출입하는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과 물리적 거리 두기에 관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연방 대통령이 주와 시 정부에 명령을 내릴 수는 없지만 주와 시 정부들도 똑같이 하도록 촉구하는 효과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따라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만큼 미국의 코로나19가 심각하다는 얘기 아닌가.

△맞다. 미국은 요즘도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20만명이 넘다가 아주 조금 진정돼 어제는 17만명이 넘게 나왔다. 그래도 사망자가 하루 3,000여명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가 약 2,420만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약 40만명이나 된다. 코로나19에 걸렸다 하면 1.7%는 숨지는 것이다. 미국이 인구가 우리보다 7배 가량 많다고 해도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가 328배나 많고 사망자도 307배나 많다. 지난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등장해 우리나라에도 어제가 첫 확인 1년이었는데 현재 지구촌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약 9,620만 명, 206만여 명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최근 변이 바이러스까지 점차 확산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마스크 착용을 비난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기피했는데.

△맞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는 행위로 변질됐고, 그의 지지자들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스크 쓰기가 너무 상식적인 것과 대조적이다. 다시 말해 이념이나 정치가 과학에 개입하며 스스로를 망가뜨린 것이다.

-그러고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코로나19 대처에서도 방역 수칙을 외면하는 등 과학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렇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9개월이나 지나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국장으로도 번역)을 임명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보다 조직을 축소했다. 기상학자인 켈빈 드로지마이어 박사가 맡은 OSTP는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기술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과학은 언제나 정부의 전면에 서 있을 것”이라며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했는데.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경시 기조를 전면 전환해 과학을 적극 중시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말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자리를 장관급으로 높이고 에릭 랜더 MIT 교수를 지명하면서 “과학은 언제나 내 행정부의 전면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랜더 교수는 저명한 수학자이자 인간 게놈(유전체) 프로젝트의 권위자로 MIT와 하버드 의대 교수를 겸하고 있다. 이번에 대통령 과학고문을 겸임하게 되며 백악관에서 상근하게 된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자리는 뭐하는 자리인가.

△OSTP 실장 자리는 그동안 미국 대통령에게 핵무기를 비롯한 원자력·핵 관련 이슈를 조언하는 자리이기도 해 주로 물리학자들이 맡아왔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라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에는 마리아 주버 MIT 연구부총장(지질학자)와 프랜시스 아널드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교수(2018년 노벨화학상 공동수상) 두 여성 과학자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말 이들 새로운 과학사령탑을 만났는데.

△맞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을 만나 “우리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과학, 사실, 진실에 근거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미국의 보건복지, 기후 변화, 국가 안보, 혁신 경쟁력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라파엘 레이프 MIT 총장은 “과학이 처음으로 각료급으로 격상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늘은 과학과 국가를 위한 축제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을 떠나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가진 환송행사 연설에서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며, 이 나라는 위대하다”며 “여러분의 대통령이 된 것은 가장 큰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부가 과학기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과학기술계에서 받아왔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이 차관급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문미옥 신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 이공주 이화여대 석좌교수에 이어 현 박수경 보좌관(KAIST 기계공학과 교수)까지 과학기술 정책 수립과 국정 전반에 걸친 과학기술의 역할 제고 측면에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런데 과학기술은 작년 7월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도 있었고 최근 경주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논란도 있지만 국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서두에도 잠깐 나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탈퇴 절차를 밟고 있던 WHO 즉각 복귀에 서명했는데.

△그렇다. 급증하는 온실가스를 통제하려는 파리기후협약과 함께 WHO에 즉각 복귀하는 데 서명했다. 사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진 데는 코로나19가 ‘독감의 일종’이라거나 이 질환이 ‘곧 사라질 것’이라며 허술하게 대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도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각 주정부들이 백신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100일 내 미국인 1억명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봉쇄령으로 야기된 경제적 재앙에서 빠져나오도록 이끌 책임을 지게 됐다.

장관급으로 격상된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으로 지명된 에릭 랜더(왼쪽)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백악간 과학기술정책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지명된 마리아 주버 MIT 연구부총장. /사진=MIT뉴스


-코로나19 대처에서 백신 등 국제공조가 필요하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꼬리를 물면서 우려되는 상황인데.

△그렇다.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남아공에 이어 일본, 미국, 독일 등 많은 곳에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두에도 말씀 나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20일로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1년이 되면서 우울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를 나타내는 ‘코로나 레드’나 암담한 감정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자꾸 국적불명의 외국어를 쓰는 게 바람직하지 않지만 단적으로 요즘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미국에서 확산 중인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 것보다 더 감염력이 세다고 한다.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70% 더 강하다고 알려진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9월 처음 발견된 뒤 프랑스 등 유럽 곳곳을 비롯해 미국 등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발견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오는 3월까지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점령당할 수 있다”고 점쳤다. 더욱이 영국 변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더 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20개국 이상으로 확산됐고 최근에는 일본·미국·독일 등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유럽 각국에서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또 다시 2월 14일까지 학교와 아동 보육 시설, 상점을 닫는 전면 봉쇄 조치를 연장하고 야간 통행금지 도입에 나서는 한편 유럽 국가들과 국경 통제 강화를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 후유증에 완치자 8명 중 1명이 숨지고 있다고 하던데.

△영국 레스터대 연구팀이 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4만 7,780명을 조사하니 심각한 후유증으로 인해 29.4%는 140일 이내에 재입원했고 12.3%는 목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중증 환자들은 완치 이후 심장 질환과 당뇨, 만성 간·신장 질환과 같은 후유증을 겪으며 재입원하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K방역과 한류에 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그 연장선에서 영국에서 8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케임브리지대에서 아시아·중동 연구 학부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고 앞으로 학부에 아예 한국학과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국학과 일본학은 있었는데 한국학까지 추가돼 참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데 변이 바이러스는 무엇인가 한 번 짚고 넘어가자.

△바이러스는 유전정보가 있는 핵산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 막으로 구성돼 사람 몸의 세포와 결합하며 증식하는데 으레 변이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의 경우 표면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 사람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기생하며 복제하는데 돌기에서 변이가 이뤄질수록 세포 결합 능력이 커진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최근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의 몸에서 자유롭게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만약 바이러스의 변이 범위가 넓어지며 감염력·치명률이 크게 높아져 아예 다른 바이러스처럼 오해를 받을 정도가 되면 변종이라고 일컫는다. 2010년대 중반에 남미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돼 소두증을 유발했던 지카바이러스는 수십 년 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발생한 지카바이러스의 변종인 셈이다. 코로나19가 사스와 유전자 측면에서 21%가량 차이가 나 다른 이름을 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50개국 이상으로 퍼진 가운데 최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입국자들에게 식별 스티커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 백신 집단면역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개발사들은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보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유임되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도 이런 의견에 동조한다. 반면 데이비드 헤이먼 WHO 전략기술자문위원장은 “변이가 계속 나타나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체치료제에 대해서도 당사자인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이론적으로 우리 치료제를 피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종합해보면 변이 바이러스가 더 치명적이거나 중증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강한 감염력으로 더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백신 접종으로 인구의 60~70%에서 항체가 생기는 집단면역을 위해 백신 접종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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