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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국내 바이오창업 지원체계 구축됐지만…사업화 단계 인프라는 부족"

국제적 공신력 갖춘 비임상 인증기관 없어

제약사 상당수 미국·중국 등에 위탁 분석

해외서 생산하면 비용 3~4배 더 들어 손해

정부 '바이오 산업 육성 시스템' 보완해야


“신산업에 투자할 때 인프라 중복 투자를 피해야 한다는 말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새로 성장하는 산업에서 인프라는 오히려 중복 투자가 정말 많이 돼야 합니다.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들은 전임상시험 하나 하려고 다 미국으로 가는 형편입니다.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지금이 인프라 하드웨어를 강화해야 할 타이밍입니다."

박순재 알테오젠(196170) 대표는 국내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부족한 분야로 인프라를 꼽았다.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와 초기 창업가를 위한 지원 체계는 비교적 잘 구축돼 있지만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단계에서 인프라 부족으로 많이 좌절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적인 공신력을 가진 비임상 시험 인증(GLP)을 받은 분석 기관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임상을 진행해야 국제기관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데 국내에는 이런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해야 할 자료조차 만들기 어려워하고 있다"며 "지원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상당수가 미국이나 중국 등에 위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바이오산업 육성 계획'에서 하드웨어 부분이 빠진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는 바이오 벤처가 하기 어려운 만큼 삼성 같은 대기업이 아니면 국가가 진행해야 한다”며 “녹십자의 화순공장을 지을 당시 정부가 전체 투자 금액 850억 원 중 162억 원을 지원해준 덕분에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꼽는 또 다른 중요 인프라는 위탁 생산 시설이다. 박 대표는 “항체·약물 복합체 관련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물질들을 위탁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국내에 단 한 곳도 없어 전부 다 중국에 위탁 생산을 부탁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생산하면 국내보다 비용이 3~4배 더 들기 때문에 기업은 물론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손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1988년부터 30년 넘게 바이오산업 한 우물만 파왔다. “수 년간의 경험상 바로 지금이 국내 바이오 벤처 산업의 기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재들이 바이오산업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정부가 벤처 펀드를 육성하고 범부처 창업단을 만들어 지원에 나선 것은 적절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부회장으로 재직했던 바이넥스는 정부투자가 산업 발전으로 이어진 성공 사례다. 정부 소유 생산 시설인 생물산업실용화센터(KBCC)를 당시 점안제 복제약을 만들던 바이넥스에 위탁 경영하도록 해 다양한 항체 의약품을 위탁 생산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했다.



바이오 벤처 창업에 나서는 후배들에게는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그때그때 시류나 트렌드에 따라 휩쓸리는 것보다 분야별로 견고한 실력과 경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육성돼야 한다”며 “줄기세포가 각광받으면 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는 바이러스로 바꾸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인 시스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더나는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전 mRNA 백신에 누가 관심이라도 가졌습니까. 모더나도 유행을 따라갔다면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없었습니다. 지금 mRNA 백신 관련해 모더나를 비롯한 몇 회사가 전 세계 특허의 50%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성과는 단시간 내 이뤄진 게 아닙니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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