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 후보자는 “변호사로서는 피고인의 인권 보호가 주된 활동이었다면, 차장으로서 제가 맡을 업무는 정의 구현”이라고 강조했다.
여 후보자는 29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임명되기 전이라 현안에 대해 답변하긴 부적절하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또 여 후보자는 “정의 구현을 위해 일하면서도 변호사 시절 경험을 되살려 피의자들의 인권침해가 있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한변협 부협회장 등을 역임했던 경험을 토대로 “(공수처법 등) 법제도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여 후보자는 김진욱 공수처장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 사실은 급작스럽게 좀 일이 추진돼 연락받고 제청돼 지금은 좀 더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말을 아꼈다.
여 후보자를 공수처 차장으로 28일 제청한 김 처장은 이처럼 차장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단수 제청하려는 계획을 늦어도 25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은 전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복수제청을 할 방침이었지만 여러 의견을 듣고 단수제청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이 처음 복수제청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국민의힘 등 야권은 “복수제청은 대통령에게 인사 권한을 몰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 저해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이 복수제청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감사원의 감사위원 제청 방식을 주요하게 참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감사원장이 감사위원을 제청할 때도 청와대와 사전 협의 등을 통해 복수의 후보자를 일단 추천하고, 협의 과정에서 한 사람으로 최종 압축시켜 단수추천을 한다는 점이 주요 참고 사항이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의 차장 제청 과정은 보안이 철저히 지켜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차장이 오기 전 상황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국장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한변협이 여 후보자의 차장 제청 과정과 맞물려 그를 대법관으로 추천했다는 것을 두고 의심하기도 한다. 대한변협이 차장 제청을 알면서도 대법관 추천을 했다면 그 이유가 뭔지 궁금증을 낳고 있어서다. 다만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변협 회장으로서 차장 제청 과정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고, 대한변협 추천위원회에서 여 후보자가 대법관 후보로 봉욱 변호사와 가장 득표가 많아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 후보자도 “대법관 추천 후 대한변협 측과 공수처 차장 제청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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