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이 처음으로 4억 원대를 넘어섰다. 1년 전 3억 원대 초반이었던 평균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반년간 6,000만 원 이상 급등했다.
2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4억 1만 원으로 전달보다 827만 원(2.1%) 상승했다. 이는 1년 전(3억 2,264만 원)과 비교하면 7,737만 원(24.0%) 상승한 것이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이 4억 원을 돌파한 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KB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2016년 11월 3억 원 선을 넘어선 뒤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3억 원대 초반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7월 이후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임대차법 개정 이후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이어지며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집값 추가 상승 심리가 꺾이지 않으면서 전세가 상승 압력도 거셌다. 특히 서울의 전셋값 상승이 경기권 등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가격에 맞는 물건을 찾고자 하는 임차 수요가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 2억 5,656만 원이었던 경기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11월(3억 166만 원) 처음으로 3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3억 2,644만 원을 기록하며 1년간 27.2%(6988만 원)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는 물론 서울(23.1%·1억 1,032만 원)보다 상승 폭이 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전세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70%를 넘기면서 전세 물량이 적어져 작은 수급의 변화에도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불안한 상황이 됐다”며 “정부가 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공급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걸려 봄 이사 철까지 전세 불안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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