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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그널] 몸값 '1兆' 힐튼 서울 매물로…20여 년 만에 주인 바뀌나

남산 소월길 서울 중심 입지

2만여평 호텔에 유휴부지만 4,000평

운용사 인수해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개발할듯

남산 힐튼호텔 모습/서울경제DB




남산 힐튼호텔 내부 모습/서울경제DB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힐튼 서울)이 매물로 나왔다. 1999년 대우개발에서 싱가포르 부동산 개발사로 넘어간 이후 20여 년 만이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대형 상업용 부동산이어서 인수 후 주거단지로 개발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DL호텔코리아(City Developments Limited Hotel Korea)는 원매자와 최근 힐튼 서울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딜은 매각 주관사를 두지 않고 CDL호텔코리아가 인수 후보들과 직접 거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DL은 싱가포르 최대 기업인 홍릉(Hong Leong) 그룹의 자회사로 부동산투자개발을 주력으로 한다. 힐튼 서울을 비롯해 세계 20여 개국 1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CDL은 1999년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 산하 대우개발로부터 약 2,600억 원에 소유권을 넘겨 받아 23년 간 운영해왔다. 2008년 부동산 개발사인 강호AMC가 5,800억 원에 인수를 진행했지만 계약금 580억 원을 낸 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거래가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딜은 국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에서 CDL에 매입 의사를 타진하면서 시작됐다. 이지스운용은 지난해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 'IGIS ASIA'를 통해 주요 투자자(LP)로 참여할 예정이다. 홍콩과 싱가포르에 위치한 해외 부동산 개발사들도 투자에 함께 참여한다.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안젤로고든, 아센다스자산운용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예상 매각 가격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힐튼 서울의 연면적은 8만 2,856㎡(약 2만 5,064평)다. 서울 중심 상업지구에 위치한 오피스의 평균 매매가격(평당 2,500만 원)으로 계산하면 6,000억 원대다. 특히 힐튼 서울은 전체 대지 면적이 1만8,760㎡(5,684평)로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은 3분의 1(5,199㎡·1,575평)에 불과하다. 2016년 호텔 증축 계획 발표 당시, 지하 8층, 지상 20층에 연 면적 6만 5,287㎡(1만9,783평)을 짓고도 남는 규모다. 증축 계획 포함 연 면적으로 계산해보면 매각가는 1조1,000억 원에 이른다.

CDL이 힐튼 서울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작용했다. CDL은 약 2년 전 홍콩계 사모펀드와 국내 기관이 인수 의사를 타진했을 때까지만 해도 매각 의사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원매자들은 서울 힐튼을 인수해 향후 주거형 시설로 개발, 분양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역 맞은편 남산 자락 소월길 인근에 위치한 만큼 고급 오피스텔이나 생활형 숙박시설 등으로 공급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힐튼 서울의 인근에 위치한 센트레빌아스테리움은 평당 3,148만 원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 개발 부문 임원은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국내외 통틀어 호텔업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호텔을 허물고 오피스텔이나 생활형 숙박시설 등 주거 목적의 분양 상품으로 개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많은 국내 호텔들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하나투어는 영업실적이 뚝 떨어진 티마크 그랜드호텔과 센터마크호텔을 매물로 내놨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남 호텔과 은평구에 있는 스위스그랜드호텔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서울 강남의 호텔 쉐라톤 서울 팔래스와 르메르디앙, 이태원 크라운 호텔 등은 이미 매각이 완료돼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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