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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확장재정'과 '재정혁신'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영아·상병수당 등 복지 의무지출 대폭 확대

지난해 잠시 늘어난 지출 줄여도 추세적 증가

예산 경직성 ↑… '슈퍼예산'에 인플레 우려도


“‘적극적 재정운용’과 ‘재정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합니다.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하기 위해 재정혁신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안도걸 당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경제 활력, 미래 혁신, 민생 포용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재정 운용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재정 혁신이 기본 방향이라지만 얼핏 듣기에는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둘 중 어느 곳에 방점이 찍혀 있는 걸까요?





적극적 재정운용 vs 재정혁신?


일단은 ‘확장재정’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지난 4년간 그랬듯 내년에도 현금성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 때문입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영아수당이 대표적이지요. 영아수당은 모든 만 0~1세 영아에게 매월 일정 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입니다. 첫해인 내년 30만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5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됩니다. 현재 만 7세 미만에게 지급되고 있는 아동수당(월 10만원)과는 또 별개입니다.

내년에는 상병수당 시범 도입도 예고돼 있습니다. 상병수당은 건강 문제로 근로 능력을 잃은 노동자의 소득을 병원비 외에 보장해주는 제도입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을 위해 지난해 예술인과 특수고용직을 고용보험에 포함한 데 이어 플랫폼 종사자의 가입을 추진하는 등 고용보험 정책도 강화됩니다.



정부가 밝힌 재정 혁신이란 이런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재량 지출을 깎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늘린 사업 등 재량 지출을 10%, 약 12조원 줄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재량 지출’과 ‘의무 지출’을 나눠봐야 합니다. 영아수당이나 상병수당과 같은 복지 정책은 의무 지출에 해당합니다. 법에 명시돼 있어 한 번 돈을 주기 시작하면 없던 일로 하거나 그 규모를 줄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재부의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3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123조 2,000억원이던 복지 분야 법정 지출은 2024년 160조 6,000억원으로 연 평균 7.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도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으로 매년 8,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게 됐습니다. 지난해 일시 증가한 재량 지출을 줄여봤자 추세적으로는 계속해서 지출이 늘어나는 겁니다. 재정 총량이 정해진 상황에서 의무 지출이 커지면 나중에는 미래에 투자하기 위한 재량 지출을 쉽게 늘릴 수도 없습니다.

총지출 증가율 예상치 6%?


안 실장은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봐야 하므로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재정 운용 계획상 총지출 증가율 예상치는 6%로 잡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 총지출 증가율은 재정 운용 계획보다 항상 더 높았습니다. 2018년 계획상 2020년 총지출 증가율은 7.3%였지만 실제 증가율은 9.1%(+1.8%포인트), 2019년 계획상 2021년 총지출 증가율은 6.5%였지만 실제 증가율은 8.9%(+2.4%포인트)였습니다. 추경을 편성하면 증가율은 더 오르게 됩니다. 지난해 추경까지 포함한 총지출 증가율은 11.9%에 달합니다.

지난달 26일 안도걸(오른쪽) 당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은 600조원에 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본예산 558조원에서 7.6%만 늘려도 600조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금은 늘지 않는데 지출만 늘어나니 재정적자는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추경을 반영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26조 4,000억원에 달합니다. 이에 정부는 나랏빚을 늘려 내년 국가채무가 1,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악화한 재정 건전성이 미래 세대에 주는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정부의 재정 지출로 늘어난 유동성이 당장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에서 대규모 부양책으로 이미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10년물 장기 금리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나라 가계 부채 규모가 1,000조 원에 달하는데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자 비용만 2조 5,000억 원씩 늘어나니 어디서든 문제가 터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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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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