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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산업일반
[단독] 국산전투기 '보라매, 차세대 '블록3'로 개발 검토..."연구용역 진행중"

[민병권의 군사이야기]

사업 주요 소식통, 서울경제와 단독 인터뷰

"보라매, 5~6세대 개발하는 계획있어"

연구용역 통해 하반기 밑그림 그리기로

2028년 이후 '블록3' 개발 제안차원인듯

공군도 내부무장창 등 5세대 형상 요구

IRST 등 센서 통합내장 기술확보완료

록마 기술이전 거부를 독자개발로 극복

후속사업 등으로 인재, 인프라 보존해야

최초의 국산전투기 KF-21보라매의 시제 1호기가 지난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출고식을 통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사천=연합뉴스






지난 9일 시제기 출고식을 거친 최초의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가 어디까지 진화할지에 대한 윤곽이 오는 하반기에 드러난다. 오는 2028년 이후 미국의 F-35전투기처럼 5세대 스텔스 전투기나 그 이상의 6세대 전투기로 발전할 수 있을지 여부를 연내에 가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관으로 보라매 개발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관련 내용에 정통한 주요 소식통들이 최근 익명을 전제로 서울경제신문과 공식인터뷰를 갖고 이 같은 현황을 전했다. 보라매의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해 “실질적인 진화적 성능 개발을 위해 국내 연구용역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며 “금년 하반기엔 보라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단계적, 진화적 성능개량을 통해 5~6세대까지 (진화적 개발을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KF-21 보라매(KF-X) 개발진을 비롯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임직원들이 지난 2월 1일 경남 사천 생산공장에서 보라매 시제기 1호 개발 과정에서 무사고 달성을 바라는 안전기원제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KAI


현재 보라매는 4세대 전투기인 KF-16을 능가하는 4.5세대 전투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6년까지 공대공 능력을 갖춘 ‘보라매 블록1’이 개발되고, 2028년까지 공대지 무장을 겸비한 ‘보라매 블록2’가 개발된다. 2028년 이후 ‘보라매 블록3’로 추가 개량을 하는 방안에 대해 아직 공군은 공식적으로 소요 제기를 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KAI는 이번 연구용역 과제를 통해 2028년 이후 ‘보라매 블록3’ 장기적 개발에 대한 우리나라 공군 등의 ‘소요제기’를 이끌어내려는 수순을 진행할 것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소식통들은 “보라매는 4.5세대 전투기로 시작하지만 (적의 레이더에 탐지될 가능성을 줄이는) 저피탐 형상과 최신 센서 등을 적용하고 있어 언제든지 5세대 전투기로 성능개량할 수 있도록 설계단계에서부터 고려된 기체”라며 “추후 5~6세대 전투기를 독자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보라매가 완전한 5세대 스텔스기로 진화하려면 비행기 동체를 저피탐 형상으로 제작하는 것 이외에도 표면 처리가 중요하다. 적의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거나 난반사 방지 기능을 갖추는 등의 기능을 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주요 소식통들은 “저피탐 기술에는 (전투기의 동체 표면 등을) 톱니바퀴 형태로 처리한다거나 전파를 흡수할 수 있는 머티리얼(재료·material) 등 구조체나 도료를 칠하는 방법이 있는데 저희도 그런 제반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도 “스텔스 기능을 위해선 특수도료 관련 기술 등이 중요한데 우리가 해당 도료의 무게를 최소화하면서도 내구성과 저피탐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을 상당한 수준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KF-21보라매(KF-X) 시제 1호기가 지난 2021년 4월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생산현장에서 열린 출고식을 통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이착륙시 활주로에서 기체를 달리도록 해줄 스트럿구조의 주착륙장치가 보라매 몸체의 측면에 배열돼 있 것이 특이한데 이는 몸체 하단 중앙에 미사일 등을 수납할 내부무장 공간을 피해서 주착륙장치를 장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방위사업청


공군 역시 애초에 보라매 개발 추진시 4.5세대를 뛰어넘는 5세대 이상의 전투기로 단계적 개발하는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이 보라매에 대한 작전요구성능(ROC)을 정할 때 미사일 등을 동체 외부가 아닌 내부에 숨겨 넣을 수 있도록 ‘내부무장 여유공간'(일명 내부무장창)을 구비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내부무장창은 미국의 F-35, F-22전투기와 같은 5세대 전투기가 레이더 탐지를 피해 은밀히 비행하는 스텔스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적용된 요소다. 전투기가 미사일, 폭탄을 동체 외부나 날개에 주렁주렁 달고 날면 레이더 전파에 포착되는 면적(레이더반사면적·RCS)이 그만큼 커져 적군에게 쉽게 발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주요 소식통들은 “공군의 요구에 따라 보라매 동체에 내부무장 공간을 남겨둬야 했기 때문에 그 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동체 측면 공간에 육중하고 복잡한 스트럿(strut)구조의 주착륙장치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게 매우 힘든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국내 협력업체를 포함한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설계-해석-검토’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결과 마침내 (내부무장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전투기의 기동성을 저해하지 않는 형상으로 주착륙장치를 배열할할 수 있는) 설계를 확정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KF-21 보라매(KF-X) 개발을 통해 국산화되는 주요 부품 및 설비, 기술 등을 소개한 이미지/자료제공=방위사업청


보라매를 완전한 스텔스형상의 5세대 전투기로 진화시키려면 무장 뿐 아니라 주요 탐지장비(센서) 등도 통합해 내장해야 한다. 특히 열 신호를 탐지해 표적을 찾아내고 추적하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와 영상 신호로 적을 식별해내고 추적하는 ‘전자광학 표적획득 및 추적장비(EO TGP)’의 경우 보라매 시제기에선 각각 따로 외장돼 있었는데 향후 이를 통합해 기체 내부로 숨겨 놓아야 RCS를 줄여 스텔스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주요 소식통들은 “5세대기는 스텔스기능, 내부무장창, EO TGP, IRST 통합내장 등을 주요 요소로하는데 난도는 높지만 기반기술은 확보했다”며 "충분히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F-21 보라매(KF-X)의 레이더 및 IRST 개발 자료/자료제공=방위사업청


KAI 등은 보라매 연구개발 및 제작과정에서 상당한 원천기술과 노하우도 확보했다. 주요 소식통들은 “보라매 생산과정을 자동화하는 파스(FASS)라는 장비를 개발했는데 기존에 수동으로 조립하던 동체결합 작업을 자동으로 정밀하게 해 이틀 걸릴 작업을 하루만에 끝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록히드마틴측 사람들도 ‘자신들의 회사에도 그런 장비는 없다’며 놀라워하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주날개 쪽의 리벳작업 등을 자동화하는 로봇드릴머신도 개발했다"며 "이 같은 제작기술·노하우를 확보해 보라매 제작시 불량률을 줄이고 작업속도를 늘리는 등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동시에 이루게 됐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1만2,000개에 육박하는 항공기체계의 성능검증 기준을 만족하는지 검증하기 위한 시험시설을 구축하는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항공기의 비행제어 및 임무장비·전자전 소프트웨어 등을 직접 개발하면서 원천개발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주요 소식통들은 전했다.

KF-21보라매(KF-X)의 EO TGP 및 EWS 개발소개 자료/자료제공=방위사업청


극한환경 등에서 전투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설비인 '아이언버드'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개발시설에 설치돼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의 점검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언버드는 해외업체의 기술이전 거부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진이 자체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제공=방위사업청


개발과정에서 위기도 적지 않았다. 기술이전 등으로 개발을 도와주기로 했던 해외 파트너들이 일부 기대를 저버리자 정치권 등에서 보라매(당시 프로젝트명은 ‘KF-X’) 사업재검토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4년 무렵엔 주요 기술들을 이전해주기로 했던 협력파트너였던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4대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한 것이 밝혀져 사업이 좌초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4대 기술은 에이사(AESA)레이더, EO TGP, ISRT 등 3가지의 최첨단의 표적 탐지·추적센서 기술과 적기의 레이더 등을 교란하는 RF잼머 기술이었다. 또 다른 해외 파트너기업인 무그(Moog)는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장비인 ‘아이언버드’의 기술이전 기대를 져버려 보라매 개발에 먹구름을 드리우기도 했다. 아이언버드는 비행기 성능이 각종 극한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마치 검증할 수 있는 설비다. 보라매 개발진은 무그의 기술이전 거부에 굴하지 않고 자체 개발에 도전해 4대 핵심기술 및 아이언버드 등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주요 소식통들은 “록마 등이 기술이전을 거부할 땐 솔직히 막막하고 이것을 우리가 개발할 수 있을 수 있을 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공군의 도움과 협력 속에 기존 해외제품들의 운용능력 등을 파악할 수 있었고 그간 우리나라가 항공기를 개발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전한 끝에 시제품 개발에 이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보라매 개발 및 양산에는 2032년까지 총 18조원대(개발비용 8조8,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이를 통해 확보한 기술, 인력, 인프라가 향후 사장되지 않고 차기 및 차차기 항공우주산업의 핵심자산으로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국방 및 항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정부와 군당국, 방산업계가 보라매 사업을 블록1~2버전으로 총 180대(국내 공군 120대, 인도네시아 60대 구매예정)를 생산하고 종료하는 데 그치지 말고 후속 개량이나 신규개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수 및 수출시장의 활로를 열어야 인재, 기술, 인프라의 핵심자산을 선순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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