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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LG·SK 배터리 합의가 '바이든 승리'로 평가받는 이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쟁이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 하루 전에 극적 합의에 도달했다. 두 회사가 ‘치킨게임’을 멈추고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다만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이번 합의를 ‘바이든의 승리’로 평가한 부분은 곱씹을 필요가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와 LG 대표단이 미 행정부 관리들과 만나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은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분쟁은 2019년 4월 LG 측이 자사 직원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ITC는 올해 2월 LG의 손을 들어줘 SK에 10년간 미국 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만 남았다. 하지만 바이든은 거부권을 행사하자니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조해온 기존 입장에 모순되고 그대로 두자니 일자리를 잃게 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에 미국 정부는 양 사를 다각도로 압박했고 거부권 행사 시한 직전 ‘바이든의 성공 스토리’를 또 하나 써냈다. 삼성전자도 12일 백악관 화상회의에서 미국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반도체 투자를 앞당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백악관 측이 미국 오스틴 공장에 대한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일자리 확보와 핵심 산업 보호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내에서 간섭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규제로 옥죄더니 해외에서는 기업의 ‘수호천사’ 역할조차 못하고 있다. 그러니 LG·SK의 갈등은 중재도 못하고 반도체 투자까지 미국에 넘겨줄 판 아닌가. 한국 정부가 2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배터리 분쟁을 미국 정부가 두 달 만에 해낸 점은 정말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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