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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바이드노믹스의 심장과 영혼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경제역동성 살리려는 바이든 플랜

리스크 따르는 엄청난 투자지만

'믿음의 도약'이라는 美정신으로

새 미래위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데이비드 브룩스




미국적 행동의 요체는 용기를 갖고 위험천만한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믿음의 도약(leap of faith)’이다. 초대 유럽 이주자들은 고국의 안락함을 떠나 신대륙의 험난한 환경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곳에서 더 나은 미래를 일궈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언젠가 그들의 자녀들이 번영과 자유의 공기를 마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이민자들은 거친 바다를 건너고 광야를 지나 미지의 땅으로 이주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의 비전을 좇아 또다시 위험한 도약과 도박을 하려 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 초기는 용기를 요구하는 도약의 시기다.

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안, 인프라 구축안과 앞으로 나올 가족 지원 플랜 등 바이든 대통령의 세 가지 대형 정책에 관해 그의 고위 보좌관들에게 물어봤다. 이 같은 정책들의 비전은 무엇이고 바이드노믹스는 또 무엇인가. 흥미롭게도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은 중국을 언급했다.

지금은 ‘중국의 세기’다. 중국이 역동적인 데 비해 미국은 기력이 떨어졌다. 순수 자본주의, 권위주의와 관치 경제의 예상치 못한 조합이 중국을 지구촌의 지배적인 모델로 만들고 있다. 백악관 선임 고문인 애니타 던에 따르면 바이든은 민주 국가도 대형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아직도 민주주의가 세계의 미래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서실리아 라우스 백악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에게는 우리의 허점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봤다. 공공재에 해당하는 공동체의 질적 저하가 허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과거 40년간의 모델은 민간 부문에 심하게 의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민간 부문은 인력 교육과 기간 시설 투자와 같은 특정 공공재를 제공하기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이런 면에서 실패했고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바이드노믹스는 세 개의 중요한 가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저소득층에 돈을 분배하려는 노력이다. 둘째는 기후변화를 에너지와 수송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계획이고 마지막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야심 차고 과감한 투자다.



바이드노믹스는 경제의 역동성을 키우려는 방대한 노력이다. R&D와 그린 에너지 지출 확대는 바이드노믹스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는 아동과 인적 자본에 대한 엄청난 투자이기도 하다.

예상대로 바이든의 ‘아메리칸 패밀리 플랜’이 취학 전 의무 교육과 지역 대학의 무상 교육을 포함한다면 이는 수백만 명의 젊은 미국인에게 4년의 무상 교육이 추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메리칸 패밀리 플랜은 국민 통합형 정책이기도 하다. 지난 수십 년간 경제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돈을 퍼줬고 이것이 미국을 분열시킨 계층 간 위화감과 양극화에 기름을 부었다. 바이든의 조치는 도로 공사 인부들, 제조 공장 노동자들, 노인 간병인들을 비롯해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미국인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이들 중 실직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그의 계획이 위험한가. 그렇다. 리스크가 따르는 초대형 지출 계획이다. 지난 2009년으로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에는 지출과 부채 확대에 따른 리스크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역사는 지나친 부채로 인해 무너진 수많은 국가와 제국을 보여준다. 18세기 제국주의 국가였던 스페인과 프랑스가, 19세기 중국이 그랬다.

바이든 플랜은 미국의 가장 비효율적인 부문 중 일부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것이다. 최근 퍼리드 저카리아가 지적했듯 미국의 인프라 프로젝트는 유럽의 프로젝트에 비해 몇 배나 많은 비용이 든다. 뉴욕의 지하철망에 2마일의 선로를 추가하고 3개 정거장을 세우는 데 무려 45억 달러가 소요됐다.

미국의 경우 기간 시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상대적으로 얻는 게 별로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20년간 저성장과 생산성 저하의 시간을 보냈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 바이든 플랜은 필요할 뿐 아니라 감수할 만한 위험이다. 최근 무섭게 되살아난 캘리포니아의 프레즈노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그린빌 같은 도시를 보라. 이들은 기간 시설과 지역 대학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바이든 플랜은 지방에서 이미 성공한 프로그램을 거대한 규모로 확대한 것이다.

앞서가기 위해 때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은 미래가 그들의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믿음의 도약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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