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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도발에 美 '전술핵무기 배치'카드 공론화한 국책연구원

조비연 KIDA 선임연구원 보고서 통해 진단

"저위력 핵무기 한반도 배치시 대북억제 효과"

부작용으로는 "군비경쟁 심화 가능성"지적

트럼프 추진 3종 핵무기, 바이든 일부 유지할듯

"W76-2 잠수함발사미사일 생산·배치완료"

미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II D5'가 지난 2018년 3월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떨어진 바다에서 운항 중인 'USS 네브라스카'를 통해 시험발사되고 있다. 트라이던트 II 미사일에는 미국이 최근 개발한 저위력 핵탄두 ‘W76-2’를 탑재할 수 있다. /사진출처=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미국이 보유한 저위력 핵무기를 아시아에 배치하면 한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대북 확장억제력을 얻을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이후 정부 내에서 금기시 돼 온 미국 핵무기의 배치의 효과를 국책연구기관이 공론화했다는 점은 그만큼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이 엄중한 상황에 있음을 방증한다.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은 최근 작성한 ‘바이든 행정부의 저위력 핵전력 동향 분석과 함의’보고서를 통해 미국 저위력 핵무기 개발이 가져오는 한반도 영향을 분석했다.

저위력 핵무기란 폭발력이 20kt(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 수준)를 밑도는 전술핵무기다. 전략핵무기보다 파괴력은 낮아 전면적인 핵전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사용할 수 있고, 민간지역을 피해서 적의 군지휘부나 핵심 시설만 골라 파괴할 수 있어 핵강대국들이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선 조지W.부시 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이 제 3세계의 적대세력을 억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저위력 핵무기 개발을 지지했다.

조 선임은 올해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도 저위력 핵무기를 전면 폐지하지는 않고 일부를 취사선택해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정부가) 강대국 경쟁의 심화와 핵 현대화 필요성에 대한 위기 인식을 바탕으로 전면 폐지보다는 부분적·선택적 취소로 바이든 행정부의 비확산 노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되, 이미 개발이 완료되었거나 완료가 임박한 부분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전면폐지되더라도 일괄 폐지가 아닌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조 선임은 덧붙였다.

미국 전략잠수함 '테네시'호( U.S.S. Tennessee )가 킹스베이에 위치한 해군 잠수함기지로 귀항하고 있다. 미국과학자연합(FAS) 등에 따르면 U.S.S.테네시에는 저위력 핵탄두인 ‘W76-2’를 장착한 미사일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출처=미국 국방부


조 선임은 트럼프 정부 시절 추진된 이른바 ‘신형 3종’ 저위력 핵무기중 ‘W76-2’핵탄두가 이미 2019~2020년에 긴급생산돼 배치완료됐다고 전했다. 해당 탄두는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Ⅱ에 탑재된다. SLBM의 특성상 핵잠수함에 W76-2를 싣고서 은밀히 잠항하다가 기습발사하면 적 지휘부는 지하 깊은 벙커에 숨어있더라도 미처 대응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신형 3종 저위력 핵무기중 또 다른 하나는 ‘B61-12’ 중력폭탄이다. 이 폭탄의 경우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주목 받아왔다. 유럽 선례를 감안할 때 미국이 대북확장억제 차원에서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거나 한국과 공유한다면 핵미사일보다는 핵폭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중 독일 등 5개국과 공유 중인 무기도 핵미사일이 아닌 항공기 탑재형 전술핵폭탄 ‘B-61’이었다



다만 B61-12의 경우 2022년 1분기까지 생산지연을 겪을 수 있다고 조 선임은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폭발을 위한 전력을 일으키는 부품인 커패시터 교체문제를 지적했다.

신형 3종중 나머지 하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W80-4’핵탄두다. 이에 대해 조 선임은 2030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아직 개발이 본격 추진되지 않았다고 환기했다. 아울러 예산 제약 및 정치적 논쟁으로 인해 개발취소 가능성이 있고, 개발되더라도 3종중에서 가장 나중에 진행될 것이라고 조 선임은 진단했다.

조 선임은 미국 저위력 핵무기가 아시아 역내에 전개 및 배치되거나 이와 관련해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선택할 경우에 대해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보다 직접적인 북한에 대한 확장 억제력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저위력 핵무기를 통한 확장억제를 토대로 한국의 비핵노선을 견지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조 선임은 신형 저위력 핵무기의 한반도 적용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했다. 북한이 이를 빌미로 자신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정당화하고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 명분이 상쇄되고 역내 군비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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