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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단독] 반도체 공장 건설 하도급 위반 논란···"1차 벤더가 대금 미지급" vs "2차 벤더가 협박"

본지, 공정위 하도급 신고서 입수

나우기술 "선시공 후계약은 부당"

B&H "물량 증가로 계약 바꾼 것"

법조계 "계약일 소급했다면 위법"

지난 2019년 평택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평택=연합뉴스




대기업의 평택 반도체 생산 라인 건설에 참여했던 하도급 업체들이 임금 체불과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놓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임금 체불로 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당한 2차 벤더는 “대기업과 계약한 1차 벤더가 하도급법을 위반해 일부 공사 대금을 미지급하고 비용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1차 벤더는 “하도급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2차 벤더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11일 서울경제가 확인한 공정위 신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1차 벤더 B&H와 2차 벤더 나우기술은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놓고 분쟁 중이다. B&H는 반도체 생산 라인에 공급되는 설비 등을 만드는 회사다. 대기업에서 ‘UT훅업 시공 유지보수 평택 P1·P2 라인 공사’를 수주했다. 공사 일부를 재하도급받은 2차 벤더 나우기술은 2019년 12월부터 기술 인력을 고용해 수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했다.

나우기술은 B&H와 부당한 계약을 맺었고 남은 대금과 추가 비용 등을 더해 약 35억 원을 못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모 나우기술 대표는 “일을 시작했지만 B&H는 계약서를 바로 쓰지도 않고 일정 기간마다 그동안의 대금을 계약금으로 하는 ‘선시공 후계약’ 방식의 새로운 계약서를 쓰게 했다”며 “B&H가 부담해야 할 품질 관리 비용도 떠넘겼다”고 밝혔다. 최 씨는 또 “대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공정위 등에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고소를 하고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B&H는 최 씨를 사기 및 공갈 미수, 횡령 혐의로 검찰에 각각 고소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반면 B&H는 “계약서는 선시공 후계약 방식이 아니다”라며 “을의 횡포”라고 반박했다. B&H 관계자는 “나우기술과 합의한 공사 대금으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청구된 품질 관리 비용은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계약서가 여러 차례 작성된 이유에 대해서는 “도급 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씨를 검찰에 고소한 것도 “근거 없이 공정위 등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라며 “파악된 횡령죄 혐의도 포함했다”고 반박했다. 계약 해지에 대해서도 “최 씨의 불법 행위로 계약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양쪽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앞으로 공정위 조사에서 ‘선시공 후계약’ 여부는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결정할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계약서를 보면 실제 계약 날짜와 계약서상 날짜가 다르다. B&H와 나우기술은 첫 계약서를 2020년 3월 5일에 날인했다. 하지만 해당 계약서에는 ‘2019년 11월 27일’에 날인한 것으로 돼 있다. 이후 여러 차례 갱신된 새로운 계약서들의 날인 날짜도 ‘11월 27일’이다. B&H는 “발주처 체결 일자와 맞춘 것”이라며 “3월 5일에 (첫) 계약서가 날인됐지만 날인 전 나우기술이 계약을 승낙한 부분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계약서 날짜를 소급했다면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B&H는 SK하이닉스·SK건설이 발주한 이천 반도체 공장 건설에 2차 벤더로 참여했는데 재하도급 업체의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지며 SK 측과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B&H는 “추가 공사 결정 방식 및 도급 구조가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없다”며 “SK건설과 원만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진혁 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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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방진혁 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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